강남 재건축 '눈치보기' 극심…매수·매도자 관망세 심화

  • 송고 2018.12.10 16:28
  • 수정 2018.12.10 16:26
  • 서호원 기자 (cydas2@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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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매도자 숨고르기…강남3구 '거래절벽'에 가격 하향세

강남의 한 재건축 단지 모습.ⓒEBN

강남의 한 재건축 단지 모습.ⓒEBN

"말 그대로 숨 고르기 중이지요. 매도자는 호가를 내리지 않고 매수자는 급매물만 찾거나 가격 동향만 알아보는 등 양쪽 다 소극적입니다. 한동안 관망세가 지속될 것 같네요."(서울 강남구 개포동 A중개업소 대표)

강남 재건축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매수 문의가 급감하면서 아파트 거래량은 눈에 띄게 감소하는 등 관망세가 뚜렷하다.

실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거래량은 대폭 감소했다. 강남구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1~11월 기준) 6213건보다 올해 4418건으로 1795건이나 줄었다. 서초구도 같은 기간 4748건에서 3654건으로 줄었으며 송파구는 지난해(7000건) 보다 1971건 감소한 5029건을 기록했다.

특히 이들 지역 모두 상반기 활발한 거래량을 보이는 듯 했으나 올 4월부터 시행된 양도소득세 중과를 비롯해 보유세 강화, 대출규제, 금리인상 등이 강남 주택시장을 눌렀기 때문이다.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폭도 주춤하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재건축 시장은 송파, 강동, 강남 위주로 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송파(-0.16%)와 강동(-0.10%), 강남(-0.04%) 등 재건축 아파트 하락폭이 컸다. 매도자들이 조금씩 매물 호가를 낮추고 있으나 급등 전 가격까지는 조정되지 않아 관망세는 지속됐다.

송파는 신천동 잠실파크리오가 1500만~2500만원, 신천동 장미1·2차가 2500만원, 잠실동 주공5단지가 500만~2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강남은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가 3000만원, 주공고층7단지가 1000만~3000만원 떨어졌다. 재건축 단지 위주로 매물호가가 낮춰서 나오고 있지만 급등 전 가격보다 여전히 높아 거래는 실종된 상태다.

투자수요가 많이 몰리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급매물이 출몰해도 매수자들이 주춤하면서 앞으로 가격 하락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우세하다.

조성근 부동산114 연구원은 "지난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보유세 인상, 수도권 3기 신도시 지역 발표 등도 예정돼 있어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건축 단지 위주로 매물 호가가 낮춰서 나오지만 급등 전 가격보다 여전히 높아 거래는 실종된 상태다.ⓒEBN

재건축 단지 위주로 매물 호가가 낮춰서 나오지만 급등 전 가격보다 여전히 높아 거래는 실종된 상태다.ⓒEBN

◆'폭풍전야' 강남 재건축…매수·매도자 관망세 심화

강남 재건축 일대는 규제 본격화로 냉랭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일부 공인중개소는 문을 열지 않거나 확실한 매수 고객이 아니면 방문 보다 전화 상담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특히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 숨죽인 채 관망하는 터라 거래절벽에 빠진 상황이라는 게 강남 일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일부 매수자들은 시세가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급매물을 노리고 있지만 연이은 규제로 선뜻 매수에 나서기는 조심스러운 상태다.

개포동 A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들어 확실한 매수세는 아예 실종됐고 간간이 오는 문의 전화에는 시장 동향 정도만 물어볼 정도로 현재 분위기가 조용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송파구 잠실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부 공인중개소는 잠시 문을 닫은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상반기만 해도 잠실주공 5단지를 비롯해 인근 재건축 단지들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를 견인했지만 현재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잠실동 B부동산 관계자는 "몇 달 전만 해도 손님이 몰려들어 연장영업까지 하는 등 정신이 없었는데 지금은 한가해서 걱정"이라며 "일단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매수·매도자 모두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고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면서 투자 수요가 한발 물러섰기 때문에 매수·매도 심리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아파트값 과열 현상과 투기수요를 억제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대책은 거의 다냈기 때문에 한동안 투자 심리가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며 "부동산 매매는 심리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관망세는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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