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세계 1위 '쓸쓸한 자축'

  • 송고 2019.01.10 11:15
  • 수정 2019.01.10 11:15
  •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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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양호한 현대중공업그룹 외 대다수 주요관계자 불참

정부도 거의 무관심, 사실상 업계상황 불황 때와 같아

'2018 조선해양인 신년인사회' 모습.ⓒEBN

'2018 조선해양인 신년인사회' 모습.ⓒEBN

지난 2018년 수주액 부문에서 7년 만에 중국을 누르고 세계 1위를 되찾은 한국 조선업계가 신년인사회를 통해 이를 자축한다.

하지만 장기불황 터널에서 채 벗어나지 못하고 대부분의 조선업체들이 아직까지 존폐위기에 봉착해 있는 업계 정황상 과거처럼 큰 규모로 개최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 인사회에도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대다수 주요업체 대표들이 불참하는 등 신년인사회 규모는 해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이날 오후 부산 누리마루 에이펙(APEC) 하우스에서 '2019 조선해양인 신년인사회'를 개최한다.

올해는 국내 조선업계가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를 선두로 막 반등을 시작한 시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앞서 한국조선은 지난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의 절반 가량을 수주하며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올해도 LNG선 등 고부가가치부문 기술력을 앞세워 이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시황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닌 만큼 리딩업체를 제외하고 업계의 전반적인 어려움은 이전과 다름 없다. 이러한 분위기는 올해 신년인사회에서도 반영됐다.

올해 행사 주요인사로는 오는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강환구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을 비롯해 가삼현·한영석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 사장, 이상균 현대삼호중공업 사장, 신현대 현대미포조선 부사장 등 현대중공업그룹 사장단이 참석한다.

하지만 그뿐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정성립 사장을 대신해 이성근 부사장 등이 참석한다. 삼성중공업 측은 아예 불참을 요청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분위기였으나 올해의 경우 삼성중공업 등의 불참으로 오히려 작년보다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귀띔했다.

조선업계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선이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도 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실제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8일 석유화학업계에 이어 이날 저녁에는 철강업계 신년인사회 참석이 예정돼 있다. 비슷한 시간대에 개최되는 데다, 올해는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조선업계 신년인사회는 자연 후순위로 밀렸다.

통상 신년인사회는 업계 주요관계자들이 업계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 외에도 정부 측에서 애로사항을 청취하게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올해는 이조차 불가능하게 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말 중형 및 소형 조선사들에 대한 조선업 제고 방안을 발표했으나 보증범위 부문 등에서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수박 겉 핥기식 지원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분명 한국 조선에 반등의 기회가 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대형조선사들의 회복을 바탕으로 중소형 조선사들에게까지 영향이 미치는 선순환이 이뤄지기 위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중요한 시기이나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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