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철강업계…"건설 불황도 벅찬데 수입산 급증까지"

  • 송고 2019.01.21 10:46
  • 수정 2019.01.21 10:48
  •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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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산·바레인산 등 H형강 수입량 급증…국내점유율만 15% 넘어

잇따르는 대외변수, 전방산업 부진 및 원·부자재 가격 상승도 부담

현대제철에서 생산중인 H형강.ⓒ현대제철

현대제철에서 생산중인 H형강.ⓒ현대제철

건설 등 전방산업 부진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시달리던 현대제철 및 동국제강 등 제강사들이 수입산 H형강 급증이라는 복병까지 만나 '삼중고'를 겪고 있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누적 H형강 수입량은 3만3000톤인 것으로 나타났다. 1월이 채 가기도 전에 지난 2018년 1월 수입한 H형강(4만4000톤)의 75% 가량을 수입했다.

베트남산과 바레인산이 각각 1만5000톤씩 수입됐고 나머지 3000톤은 일본에서 들어왔다. 반면 수입산 H형강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산은 지난해부터 수입량이 급감해 올해도 같은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베트남산과 바레인산이 빠르게 중국의 빈 자리를 채우며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수입산 H형강은 중국의 부재에도 현재 국내시장 점유율 1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수입량이 5만톤을 넘어서며 점유율 20%를 넘기도 했다. 아직 통관 대기 중인 물량이 남아있고 추가 계약분도 있어 향후 점유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수입산 H형강의 유입이 늘어남에 따라 가격경쟁을 벌여야 하는 국내 철강업계의 고민도 커졌다.

수입산 H형강의 평균수입가격은 베트남산과 바레인산이 각각 톤당 약 660달러·675달러 수준으로 국내산보다 낮은 가격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H형강 가격도 하락세를 보여 현재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국내 H형강 최대 생산처인 현대제철은 중동 수출증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바레인산 H형강 주 수요처가 중동지역이라는 것을 노려 역으로 그 자리를 점유해 타격을 주겠다는 것이다. 동국제강의 경우 동종업계 시세 및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가격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하지만 철강업계의 고민은 이 뿐만이 아니다. 전방산업인 건설업이 불황 및 비수기 영향으로 철근 등의 수요가 줄어든 데다 원·부자재 가격도 치솟아 수익 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철강사의 주요 거래처인 건설업의 경우 현재 비수기다. 공사가 줄어든 만큼 철근 등 철강재 수요도 감소될 수 밖에 없다. 민간주택 건설 축소 및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건설 투자가 감소해 건설업이 부진한 점도 철강재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함께 고철(철스크랩)을 비롯한 원자재와 전극봉·바나듐 등의 부자재 가격 급등도 철강업계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현재 원·부자재 가격 인상분을 제조원가에 반영하고자 노력 중이다. 그러나 건설 등 전방산업에서는 실적악화 및 경기침체로 가격 인상에 호의적이지 않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모두 자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대내외 변수"라며 "현재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며 다각적으로 대응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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