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명규 교수는 2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서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폭력과 관련해서는 알지 못했다"라며 "조재범 전 코치의 상습 폭행도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국민들께 아픔을 드린 데 대해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한다"라며 "감내하기 힘든 시련을 겪은 제자 심석희에게도 미안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다음은 전 교수와 일문일답.
-- 기자회견을 열게 된 이유는.
▲ 늦게나마 국민께 참회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기자회견을 하기까지 인내와 용기가 필요했다. 빙상의 적폐로 지목된 제가 국민께 모든 진실을 밝히고 싶었지만,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것 같았다. 특정 의도를 지닌 사람들과 일부 언론 매체들이 나에 관해 보도하고 있는데, 이는 나 개인뿐만 아니라 열심히 일한 선수들과 지도자, 빙상인들에게 누가 될 것이라 생각해 용기를 내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또한 오전에 빙상이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보도를 보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성폭행 관련 은폐 의혹이 있다. 반론이 있나.
▲ 성폭력 관련해서 난 전부 알 수 없다.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조재범 전 코치가 심석희를 상습 폭행했다는 사실도 몰랐다. 심석희는 어려서부터 조재범 저 코치에게 스케이트를 배웠고, 한국체대에 입학해서도 대표팀 소속으로 선수촌에서 훈련했다. 그런 상황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없었다. 책임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심석희에게 미안하고 여러분께 송구스럽다.
-- 젊은 빙상인 연대의 주장에 관해서 반론이 있나.
▲ 그 사람들이 진심으로 빙상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그 단체가 어떤 구성으로 돼 있고 어떤 사람들인지 여러분들이 취재해보셨으면 좋겠다.
-- 한국체대 교수직 사퇴 의사가 있나.
▲ 진지하게 고민해보겠다.
-- 오늘 국회에서 심석희 성폭력 피해와 관련한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래도 은폐 의혹을 부인하나?
▲ 기사를 보지 못했다. 말씀드리기 힘들다.
-- 공개된 녹취록을 보면 조재범 전 코치의 탄원서를 (선수들에게) 받아오라는 내용이 있는데.
▲ 조재범 전 코치가 구속되기 전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젊은빙상인연대의 어떤 사람이 전명규와 관련된 비리 내용을 주면 합의서를 써 주겠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을 통해서도 그 내용을 확인했다. 녹취에 나온 여러 가지 과격한 표현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면 조재범도 내 제자다. 지금 상황(성폭행 폭로)이 발생하기 전 조재범이 구속됐다는 상황이 조금 과하다는 생각을 한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녹취를 한 사람은 나에게 녹취 사실을 알리지 않고 그 내용을 젊은빙상인연대에 전달했다. 전체적인 내용을 보지 않으면 그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표현에서 과한 부분이 있는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 조재범의 옥중 편지는 형을 감면받기 위해 거짓으로 썼다고 생각하나?
▲ 그렇다.
-- 젊은빙상인연대는 제자인 다른 지도자들이 성폭력과 관련 있다고 했다.
▲ 그 내용을 정확히 모른다. 관련자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다고 들었다. 말 꺼내기가 어렵다.
-- 평창동계올림픽 관련해 경기복 교체와 관련한 논란도 있었다. 한국체대 선수들에게 좋게 평가하라고 압박했다는 내용이다.
▲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나중에라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
--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기흥 회장이)조재범 전 코치를 살려주겠다고 말한 건 사실인가.
▲ 회장님이 보고를 잘못 받은 것 같다. 개의치 말고 경기에 전념하라고 얘기한 취지다.
-- 조재범 전 코치의 옥중 편지에서 심석희를 밀어주라는 내용이 있다. 누굴 밀어주라고 지시한 게 있나.
▲ 그런 지시 한 적 없다.
-- 측근들에게 텔레그램처럼 기록이 남지 않는 메신저 사용을 지시한 적이 있나.
▲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이메일이 공개되고 내 신분도 만신창이가 됐다. 심리적으로 불안해 주변에 그렇게 이야기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