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수출·투자 '먹구름'…"서버용 D램 너마저"

  • 송고 2019.01.22 11:20
  • 수정 2019.01.22 11:22
  •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 url
    복사

서버용 D램, 삼성·하이닉스 D램 매출의 30%…"올해 가격 50% 떨어질 것"

반도체 수출, 27개월 만에 감소…"가격 하락 하반기까지 갈 수도"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이끌었던 '서버용 D램'마저 수요 감소와 가격 급락 전망이 제기되면서 반도체 업황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EBN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이끌었던 '서버용 D램'마저 수요 감소와 가격 급락 전망이 제기되면서 반도체 업황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EBN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이끌었던 서버용 D램마저 수요 감소와 가격 급락 전망이 제기되면서 반도체 업황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수출도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올해 반도체 업계의 설비투자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 1분기 서버용 D램의 계약 가격이 전 분기보다 20% 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기존 예상 하락률 15%보다 감소폭이 5%p 더 큰 규모다.

디램익스체인지는 분기별 가격 하락률 예상치로 1분기 20%, 2분기 10%, 3분기 8%, 4분기 5% 수준을 제시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만일 재고 문제가 적절하게 해소된다면 서버용 D램 가격 하락은 3∼4분기에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결과적으로 올해 연간 가격 하락률은 5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버용 D램은 지난 2년간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견인한 주역이다.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서버용 D램 수요도 늘었고 가격도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매출에서 서버용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대까지 늘어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업계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반겼다. 지난해 10월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PC 시장이 계절성 영향을 받은 반면 지금의 메모리 시장은 계절적 영향이 크지 않고, 서버 중심으로 메모리가 연결돼 서버 수요를 확대하고 다시 메모리 수요를 증가시키는 선순환 초기 단계에 있다"며 "서버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시장 변화는 체인지가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서버용 D램 수요 감소의 원인이 불분명하며 향후 수요의 가시성도 희박하다고 지적한다.

문지혜 흥국증권 연구원은 "현재 클라우드 시장은 본래 기업이 운영하던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이 대세로,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리소스를 사용하는 단계로 보긴 다소 이르다"며 "또한 아마존은 그간 레버리지를 이용해 클라우드 투자를 집행했고 높은 이자비용으로 인해 투자 효율화를 공언했다. IDC 사업자 등 데이터센터 투자 주체들은 올해 보유한 D램 재고를 소진하면서 가격 하락 추이를 관전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올해 반도체 업황을 '상저하고'로 전망하는 업계 관측과 달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김수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해 연평균 반도체 가격은 전년 대비 D램은 30%, 낸드플래시는 45% 하락할 것"이라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하고 최근 2년간 반도체 슈퍼 호황을 견인했던 주요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연돼 반도체 수요 회복이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수출의 20% 가량을 책임지는 반도체 수출은 이미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관세청에 따르면 1월 1∼20일 반도체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28.8% 급감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2월 마이너스(-8.3%)로 돌아서면서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 어두운 업황에 올해 국내 기업의 반도체 설비투자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투자는 민감한 사안이라 쉽게 말할 수 없지만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는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올해 반도체 업황을 상저하고로 보고 있긴 하지만 예전같지 않은 업황으로 인해 투자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