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서 네이버페이 친추하면 문상 3만원"…플친 이용 '낚시질'

  • 송고 2019.01.22 15:26
  • 수정 2019.01.22 15:27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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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팔로워 늘려 페이지 몸값 높이려는 '기망행위'

플친 계정 개설 간단해 '사칭 서비스' 거르지 못할 정도

플러스친구 '네이버페이' 사칭 계정과 대화창에서 문화상품권 받기 버튼을 클릭하면 '상품권 수령하기' 링크가 표출된다. 해당 링크로 진입하면 '네이버페이x위메프' 페이스북 페이지로 연결되는데, 팔로워를 늘리기 위한 가짜 이벤트다.ⓒEBN

플러스친구 '네이버페이' 사칭 계정과 대화창에서 문화상품권 받기 버튼을 클릭하면 '상품권 수령하기' 링크가 표출된다. 해당 링크로 진입하면 '네이버페이x위메프' 페이스북 페이지로 연결되는데, 팔로워를 늘리기 위한 가짜 이벤트다.ⓒEBN

카카오톡 내에서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를 플러스친구로 추가하면 문화상품권 3만원권을 준다는 '찌라시'가 횡행하고 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 사용자들 사이에서 "카카오톡에 네이버페이 검색하고 친추하면 문상 3만원 줌 오후 3시까지 랍니다"라는 내용의 허위 메시지가 유포됐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가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인가'라는 질의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해당 네이버페이 계정을 네이버가 만든 것도 아니다.

임의로 누군가가 네이버페이 상표를 사칭해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에 등록을 마치고,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해 이득을 취하고자 한 소비자 기망행위를 벌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카카오톡 상단 검색창에 '네이버페이'를 검색하고 친구 추가를 마치자 "위메프와 함께하는 네이버페이! 저희 네이버페이를 친구추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친구추가해주시는분 모두에게 3만원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문화상품권 받기'라는 버튼이 표출됐다.

버튼을 누르면 '아래 상품권 수령하기를 눌러주세요'라는 링크가 전송된다. 해당 URL로 연결하면 '네이버페이x위메프'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페이지로 연동된다. 이 페이지에는 "지금 좋아요 누르고 댓글에 @친구태그하면 에어팟과 문화상품권 지급!"이라는 게시물이 게재돼 있다.

가짜 페이지에 가짜 이벤트다. '좋아요'를 누른 팔로워 수에 따라 페이스북 페이지가 매물로 거래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가짜 게시물에 수천 명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시간적 피해를 봤다.ⓒEBN

가짜 게시물에 수천 명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시간적 피해를 봤다.ⓒEBN

많은 소비자들이 낚인 건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로 '공신력'을 얻었기 때문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플러스친구 계정 개설은 매우 쉽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관리자센터로 들어가 '플러스친구 관리자 가입하기' 서식에서 이름과 전화번호 등 소기의 정보를 입력하고, 플러스친구 이름과 검색용 아이디만 넣으면 플러스친구 계정이 만들어진다.

플러스친구 계정이 이처럼 간단하다 보니 이번 사안처럼 대놓고 '네이버페이'로 유명 ICT기업의 서비스를 사칭한 가짜 이벤트로 이익을 사취하려는 악성 가입자를 사전에 막기도 어렵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계정 개설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묻는 질의에 "그냥 (등록을) 마치면 된다"며 "소상공인, 개인 사업자, 단체 등이 계정을 만들어서 친구를 만들고 이들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다른 기능을 넣거나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광고상품과 비슷한 것이라 메시지당 요금이 부과된다"며 "이(메시지)를 사업적으로 활용하거나 알릴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수익을 위해 플러스친구 가입절차 허들을 대폭 낮췄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계정 개설한 사업자가 늘어난 만큼 메시지 발신이 많아지고, 이를 통한 메시지 수입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사칭 계정을 만든다면'이라는 질의에 회사 관계자는 "개설할 때 설정한 이름이나 이용자 신고 기반으로 제재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답했다.

또 카카오 관계자는 "오픈된 플랫폼이라서 (계정을) 누구나 개설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며 "올 1분기에 플친 계정을 만들 때(실제 사업자인지 확인할 수 있는)인증 관련 절차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증되지 않은 미인증 플친에 대해선 경고창을 내보내거나 채팅창 내 조심하라는 식의 경고문구를 표기할 것"이라며 "플친 인증마크도 좀 더 보완하는 등 강화된 장치를 만들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덧붙였다.

사칭 계정을 식별할 수 있도록 사업자번호 등의 정보를 받는 등 강화된 인증절차를 곧 도입하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같은 인증방식이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것인지, 사람이 육안으로 구분하는 것인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측은 수 시간 내에 이 네이버페이 가짜 계정을 인지하고 모든 글을 블라인드 처리했지만, 이미 해당 가짜 계정을 친구로 등록한 이들은 5만2000명에 달한다. 페이스북 페이지 매매로 이득을 보려는 기망행위에 의해 상당수의 이용자들이 시간적 피해를 본 셈이다.

카카오가 급속도로 퍼지는 속성을 가진 모바일 메시지의 속도를 현행 '사후 심의' 규제로 따라잡을 수 있는 별도의 수단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이 같은 '찌라시'는 줄어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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