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대외 환경 악화에 수익성 빨간불?

  • 송고 2019.01.25 06:00
  • 수정 2019.01.25 14:35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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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에틸렌 공급량 증가로 실적 손실 전망…사업 다양성 늘려 보완 가능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및 중동지역 대규모 공장 증설 영향 수익 감소 예상

[자료=한국신용평가]

[자료=한국신용평가]

올해 석유화학산업이 주력산업 이외 제품군 호황으로 실적은 양호하겠지만 세계 경제성장 둔화 및 중국, 중동 지역의 대규모 증설 등으로 수익성은 저하될 전망이다.

25일 석유화학업계 및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석유화학산업은 에탄크래커(ECC) 공급 확대에도 양호한 실적을 견지하겠지만, 중국향 수출 감소로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에는 미국 ECC 증설로 에틸렌 공급이 늘어날 예정이다. ICIS에 따르면 2017~2019년 미국 내 에틸렌 생산능력은 1000만톤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공급 확대는 곧 이익 감소로 이어지는만큼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

한신평은 이로 인한 손실은 해당제품 이외의 제품군에서 보완 가능하다고 보고있다. 회사별로 제품구성을 다변화했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제품 믹스 변화와 에너지 부문에 역량을 키우는 중이다. 여천NCC도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하향된 세계 경제성장률이 석유화학업계의 수익 반등을 가로막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7%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석유화학업체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6%에 그쳐 199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 우리나라 제품의 중국향 수출 물량은 전년동기대비 6% 감소했다. 여기에 올해 미국이 폴리에틸렌(PE) 생산능력을 300만톤 추가해 중국향 PE 수출을 늘릴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역내 미국산 PE 유입으로 공급과잉이 발생하고, 가격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신평 관계자는 "미국의 PE 수출량 확대뿐만 아니라 중국과 중동에서 예정된 대규모 증설에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중국은 2019~2020년 중 약 1000만톤 규모의 파라자일렌(PX) 설비를 완공한다. NCC도 증설 중이다. 에틸렌 생산능력은 400만~600만톤 추가될 예정이다. 2025년 전후에는 사우디 아람코(Aramco), 이란의 NPC 등 국영 정유 및 화학사가 추진 중인 대형 정제·화학설비가 완공된다. 이로써 해당산업의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

한신평은 석유화학업체의 투자 부담이 늘어난 점은 영업현금흐름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LG화학, 롯데케미칼, 여천NCC, 한화토탈은 업황 호조 때 계획한 석유화학설비 신증설 진행으로 투자 부담이 늘어난 상황이지만, 영업창출현금 및 보유 유동성을 기반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업계에서는 석유화학업체의 신증설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유사의 화학사업 강화로 중장기적 영업환경이 불안하다고 보고있다.

정유사 화학부문은 PX 등 방향족 제품을 주력이었지만 NCC 설비나 올레핀복합분해설비(MFC) 투자를 통해 기존 석유화학업체와의 경쟁을 준비 중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완공 일정을 감안해 향후 2~3년간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중국과 중동의 대규모 설비로 불확실성이 대폭 확대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배당금을 지출한 업체에 대해서는 향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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