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파격적인 인재영입…‘삼고초려’도

  • 송고 2019.02.15 18:08
  • 수정 2019.02.15 18:08
  •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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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 회장 때 금기 포스코서 사장 영입

순혈주의는 이미 파괴 필요한 인재 영입에 적극적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인재 영입에도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디자인, 고성능, 4차산업혁명 대비를 위한 해외경쟁 브랜드에서 다양한 인재를 영입한데 이어 이번에는 선대 회장으로부터 이어져왔던 암묵적 금기를 깨고 현대제철의 경쟁사인 포스코에서 사장을 데려왔다.

정 수석부회장은 15일 안동일 전 포항제철소장을 현대제철 생산기술 사장으로 영입했다. 현대제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선대 회장이 자동차산업의 수직계열화 염원을 위한 숙원사업인 고로에 진출하면서 포스코와는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의 지휘봉을 잡은 후 인재영입에 있어 이러한 금기(?)가 깨진 것이다. 현대제철 사장급이 외부에서 충원된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그룹의 전권을 쥔 정 수석부회장은 12월 대대적인 인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인사혁신을 대외적으로 천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현대기아차 신임과장 및 연구개발본수책임연구원 세미나에서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적쇄신에 대해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지만 유연한 변화가 필요했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안동일 사장 영입 역시 그 연장선장으로 풀이된다.

정 수석부회장의 적재적소 인재영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네이버 인공지능(AI) 번역서비스 파파고를 개발한 김준석 리더를 현대차 AI R&D로 데려왔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해 기아차 디자인의 새바람을 일으켰으며 N 고성능차 개발을 위해 BMW에서 고성능 M을 담당했던 알버트 비어만을 직접 데려오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알버트 비어만을 연구개발본부장(사장)에 앉혔다. 연구개발 수장을 외부 인재에 맡긴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혔다.

폭스바겐그룹에서 다양한 차량의 디자인을 담당했던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디자인최고책임자(CDO)에, BMW M 북남미 사업을 총괄했던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상품전략본부장에 각각 임명하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5년 제네시스 출범과 함께 람보르기니 브랜드를 총괄했던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부사장을 영입한 바 있다.

임원급 인재 영입뿐만 아니라 신입사원 채용에 있어서도 눈에 띄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10대 그룹 중 최초로 상하반기 공채를 폐지하고 상시공채로 전환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 했던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듯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필요한 인재라고 판단하면 주저함 없이 손을 뻗고 데리고 오기 위해 노력한다”라며 “이러한 인재 등용 원칙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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