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를 어쩌나"…속 터지는 에너지·배터리업계

  • 송고 2019.03.06 15:08
  • 수정 2019.03.06 15:43
  •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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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사고조사위원회, ESS 화재 원인 이달 말까지 조사 완료 예정

작년 20배 이상 증가한 ESS 시장 위축 우려…"국내 수요 정체될 것"

화재가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설

화재가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설

에너지전환 정책과 기업의 신성장동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위기를 맞았다. 거듭된 ESS 화재로 급속도로 팽창했던 시장이 위축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민관이 함께 ESS 화재 원인 조사에 나섰지만 수개월째 조사만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ESS 시장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학교수와 기술인력 등 민관 전문가 19명으로 구성된 사고조사위원회가 ESS 화재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ESS 화재 사고는 2017년 8월에 처음 발생해 현재까지 총 21건이 발생했다. 계속된 ESS 화재로 정부는 지난해 11월28일 ESS 화재 사고 대응을 위한 대책 수립에 나섰다. 정부는 15번째 화재 사고가 발생한 뒤 대책을 발표했지만 그 이후에도 6건의 화재 사고가 더 발생한 것이다.

ESS 화재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꼽히고 있지만 아직까지 ESS 화재 사고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사고조사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조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ESS는 배터리, 전력변환장치(PCS),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다양한 기업들이 얽혀있다. LG화학, 삼성SDI 등 배터리제조사 외에도 PCS를 공급하는 LS산전, ESS 관련 시스템을 공급하는 효성중공업 등이 해당 사안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ESS로 많이 언급되고 있는 배터리제조사들은 이번 화재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배터리는 안전성이 반드시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이번 화재 원인이 배터리 때문이라면 대외 신인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화재로 인해 수요도 감소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시장이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 ESS는 전년 동기 89MWh 대비 20배 증가한 1.8GWh가 보급됐다. 지난 6년간의 총 보급량인 1.1GWh를 상회하는 것이다.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ESS용 배터리 수요도 급격히 증가했다.

실제로 LG화학의 경우 ESS의 국내 매출 비중이 3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성SDI 역시 국내 ESS 수요가 글로벌 수요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국내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화재 등으로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중적으로 ESS 화재사고가 생기면서 ESS에 대한 시장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ESS 국내 수요가 다소 정체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비중이 3분의 1 정도를 기록할 것"이라며 "작년 국내 시장에 편중돼 있던 매출 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의 이순학 연구원은 "삼성SDI의 경우 올해 1분기 중대형 전지 부문에서 작년 내내 실적에 기여해왔던 ESS 물량이 감소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 대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 확대하기 위해 ESS 보급이 뒤따라야 함을 강조하며 태양광, 풍력을 연계할 경우 가장 높은 수준의 REC 가중치인 4.0을 적용하는 등 ESS 보급에 앞장서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안전기준이 모호한 상태에서 ESS 보급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이번 ESS 화재 원인을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또 ESS는 해외에서도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서도 명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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