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홈플러스 놓친 리츠 시장, 앞길은

  • 송고 2019.03.15 16:01
  • 수정 2019.03.15 16:03
  •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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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 실패…목표 절반 수준 달성

증권가 "리츠·IPO 시장 위축될까 우려…가격 낮춰야"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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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 규모로 리츠 시장의 '대어'로 이목을 끌었던 홈플러스 리츠가 상장에 실패하면서 향후 리츠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홈플러스 리츠)는 14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철회했다. 수요 예측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당초 홈플러스 리츠는 공모 희망가 4530원~5000원을 기준으로 최소 1조5000억원~1조7000억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해외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가 부진하면서 당초 목표치의 절반 수준인 약 7000억원의 자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29일이었다.

상장이 철회되자 리츠 업계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홈플러스 리츠의 상장 규모가 1조원대로 워낙 컸던데다 이번 상장을 계기로 리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어서다. 또 올해 △교보생명 △이랜드리테일 △현대오일뱅크 등도 대어급 상장을 연이어 앞두고 있어 향후 IPO 시장 위축 관련 우려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IPO 업계가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만큼 우려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IPO 기업공개 회사의 총 공모액은 2조7505억원으로 전년비 34.5%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상장 철회로 리츠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될까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상장 철회시 회사와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다운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오히려 상장 후 가격이 폭락한 것은 아니니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 "다만 시장이 위축되는 것은 기대가 컸던 만큼 감안해야할 부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해외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 부진과 관련된 의견도 내놨다.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브랜드 자체를 놓고 봤을 때 해외에서 타 경쟁사 마트 대비 경쟁력이 있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그런 부분 역시 이번 상장에 어느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상황 자체가 좋지 않아 예견된 일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기의 흐름이 좋지 않고 증시 역시 거시적관점에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상장 재도전과 관련된 견해도 제시됐다. 한 관계자는 "초기 덩치를 너무 크게 설정한 탓에 회사 입장에서 부담을 크게 느꼈을 것"이라며 "향후 상장에 재도전한다면 공모가를 낮춰 재도전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홈플러스 리츠는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며 "다시 역량을 집중해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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