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맥스' 패닉 LCC…중거리 확대 무산 위기

  • 송고 2019.03.15 15:57
  • 수정 2019.03.15 16:32
  •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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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차세대 기재 도입으로 중장거리 노선 확대 계획

맥스 8 운항금지 장기화시 올해 사업계획 차질 우려

이스타항공의 B737 맥스 8 항공기. 현재 맥스8 기종은 안정성 우려로 운항 금지가 확산되고 있다.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의 B737 맥스 8 항공기. 현재 맥스8 기종은 안정성 우려로 운항 금지가 확산되고 있다. ⓒ이스타항공

전 세계가 추락사고가 빈발한 보잉사의 '맥스 패닉'에 빠지면서 이 기종을 발판 삼아 중장거리 노선 확대를 노렸던 LCC들의 계획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 2건의 추락사고로 보잉사 B737 맥스(MAX) 8(이하 맥스8) 기종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증폭되면서 운항정지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 호주 등에 이어 EU(유럽연합)가 맥스8에 대한 운항 중단 및 영공 통과 금지를 조치하고 지난 14일 미국과 캐나다가 맥스 기종 운항 정지 대열에 합류하면서 사실상 해당 기종은 전 세계에서 운항이 금지된 상태다.

맥스 기종을 운용, 도입예정이던 국내 항공사들도 일제히 운항 보류를 선언했다. 지난해 말 국적사 최초로 2대의 맥스8을 인도받아 운용중이던 이스타항공은 13일부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사고 원인과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운항정지를 결정했다"며 "운항중단으로 인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기재 투입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 티웨이항공, 제주항공이 사고 조사 결과와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맥스 8을 운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토부 역시 운항중단 명령과 함께 안전 확보시까지 신규 항공기 도입에 대한 승인도 내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문제는 원인 규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항공사고의 특성상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원인 분석에 어려움이 있으며 아직까지 지난해 10월 발생한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추락사고에 대해서도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BEA)이 사고기의 블랙박스를 넘겨받아 분석 작업에 착수했으나 파손 상태가 심각해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조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보잉사가 기체 결함을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데다 보잉사의 기종을 주력 운용해온 국내 LCC로서는 대체 기종 도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올 하반기 티웨이 4대, 이스타 4대 등 해당 기종 도입이 줄줄이 예정돼 있었지만 현재 LCC들의 계획은 '올스톱'된 상태다. 보잉사측은 고객 인도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맥스8은 기존 국적 LCC들의 주력기종인 B737-800의 차세대 기종으로 연료 효율을 20% 이상 향상해 운항거리를 1000km 가량 늘렸다. LCC들은 맥스8 도입에 맞춰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단거리 노선를 넘어 중거리 취항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했다.

특히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운수권을 확보한 상태로 관련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취항 일정 지연 등 노선 운용에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이스타항공은 운용중인 맥스8의 싱가포르 노선 투입을 계획중이었다.

만일 맥스 8을 띄우지 못한다면 기존 B737 기종을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싱가포르 노선은 운항거리가 길어 일부 좌석을 비워둔 채 운항해야 한다. 수익성 향상을 위해 중거리 노선에 뛰어든 LCC로서는 되레 운임 수익성에 타격을 입게 될 판이다.

LCC업계는 안전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두고 맥스 8 운항을 보류하는 대신 매출 공백을 막기 위한 또다른 운영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 LCC업계 관계자는 "기재 도입 후 운항 금지에 따른 그라운드 비용 부담과 운항 정지로 인한 기회 비용 등 손실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며 "운항 금지 장기화시 올해 사업계획에 대한 전반적인 수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운항 중지로 인해 각 항공사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기단 도입 스케줄 지연 및 비용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티웨이항공은 올해 하반기 총 4대의 항공기를 도입 예정이었는데 연내 도입이 안될 경우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약 5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운영 리스나 소유 방식 등의 도입은 비용상의 영향이 없고 기체결함으로 인한 인도지연은 제작사의 책임으로 추가적인 비용 발생은 없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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