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주 줄줄이 적자…시장개편 바람
무학·보해양조 영업적자…한라산·맥키스도 심각
참이슬·처음처럼 점유율 최대 75% 육박
유통공룡 롯데·신세계 M&A 가능성 거론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2019-03-22 10:49:01
▲ ⓒEBN

지방소주업체들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의 '처음처럼'에 밀려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지방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어서 지방업체들의 실적 악화는 더 심각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업체들이 매물로 나오는 등 시장개편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22일 소주업계에 따르면 지방소주업체 가운데 상장기업인 무학과 보해양조가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비상장업체들도 영업적자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남지역이 기반인 무학은 지난해 매출 193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2.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00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무학의 영업적자는 2010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광주·전남지역이 기반인 보해양조 역시 실적 악화가 심각하다. 지난해 매출 82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7.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10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2016년 60억원 영업적자에서 2017년 21억원 흑자로 개선됐지만 다시 대규모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대전충남 기반의 맥키스컴퍼니와 제주도 기반의 한라산 역시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맥키스컴퍼니 관계자는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공격적 마케팅과 회사에 대한 루머 때문에 판매가 많이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루머는 맥키스컴퍼니가 일본계 기업의 투자 유치를 통해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맥키스컴퍼니 매출은 2016년 605억원에서 2017년 600억원으로,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21억원에서 112억원으로 감소했다.

한라산 매출은 2016년 215억원에서 2017년 241억원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억원에서 14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방소주업체들의 실적 악화는 빅2로 불리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지방시장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이들에게 상당한 점유율을 뺏겼기 때문이다.

지방소주업체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맥주시장에서 고전하자 마산맥주공장을 소주공장으로 전환하는 등 지방 소주시장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덩달아 롯데주류까지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지방업체들의 소주 판매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가 분석한 최근 브랜드별 시장점유율은 참이슬이 53~55%로 단연 1위이고, 처음처럼이 최초로 20%를 돌파하며 빅2의 점유율이 최대 75%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적 악화를 버티지 못한 지방업체들이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보해양조와 맥키스컴퍼니는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는 루머가 시중에 돌기도 있다. 양사는 루머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보해양조 측은 "전혀 근거 없는 루머로 경기 침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기업을 뿌리째 흔들려는 세력들이 의도적으로 퍼뜨린 것"이라며 "법적 조치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보해양조는 실적 개선을 위해 조직통합과 권고사직,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맥키스컴퍼니 측도 "일본기업에 매각된다는 루머는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악성루머 진원지에 대한 제보에 5000만원 포상금을 내걸었다.

그러나 실적 악화가 계속된다면 M&A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는게 대체적인 업계의 분석이다.

시장 2위인 롯데주류와 2015년 소주시장에 뛰어든 신세계(제주소주)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M&A를 통해 손쉽게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독과점 규제 때문에 더 이상 타 업체 인수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소주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가 하이트진로의 독주를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이들은 전국에 막강한 유통채널까지 갖고 있어 지방업체를 인수한다면 하이트진로에 대적할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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