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결국 매각…금호그룹 앞날은?

  • 송고 2019.04.15 14:28
  • 수정 2019.04.15 14:53
  •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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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담은 수정 자구계획 채권단에 제출

그룹 핵심 아시아나 떼고 중견기업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종로 사옥. ⓒ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종로 사옥. ⓒ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결정했다. 마지막까지 그룹의 핵심인 아시아나항공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별 수가 없었다.

향후 매각 작업이 완료되면 그룹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를 잃은 금호그룹은 중견기업으로 전락하게 된다.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 이사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로 전체 지분의 33.47%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앞서 금호그룹은 박삼구 전 회장 일가 지분을 추가 담보로 제공하고 자산 매각, 비수익 노선 정리 등을 조건으로 5000억원의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자금 수혈 후 3년 이내 경영을 정상화하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채권단측은 이에 대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미흡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와 함께 박삼구 회장의 사재출연과 유상증자 등이 거론됐지만 사실상 박 회장이나 그룹이 낼 수 있는 카드는 아시아나매각이 유일하다는 결론이 팽배했다.

결국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포기했다. 회사의 미래를 위해서는 매각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데 공감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이날 오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매각 의사를 전달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고심해왔으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것이 그룹과 아시아나항공 모두에게 시장의 신뢰를 확실하게 회복하는 것이라 여겼다"고 매각결정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발전과 아시아나항공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채권단과 금호그룹은 즉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먼저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고 인수후보를 물색해 매각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M&A는 구주매각과 함께 제3자 배정의 유상증자 방식으로 추진된다. 자회사에 대한 별도 매각은 금지하고 구주의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 권리와 아시아나항공 상표권 확보 등을 포함한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에 제출한 수정 자구계획에는 이전에 언급한 오너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13만3990주) 전량 담보 제공 등을 담았고 박삼구 회장의 경영복귀는 없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M&A 성립까지 경영은 현 한창수 사장이 맡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그룹의 운송사업 중에서도 중추역할을 하며 그룹을 키우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룹 전체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가 빠진 금호그룹은 '반쪽'짜리가 된다. 그룹 전체 자산 규모는 11조4476억원에서 4조5644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지난해 말 기준 재계 서열 25위를 기록중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후 60위권 밖의 중견기업으로 밀려나게 됐다. 2000년대 중반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재계 7위까지 올랐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0년여 만에 대폭 축소된 것. 2004년부터 16년간 이어진 '아시아나'라는 이름도 뗄 것으로 관측된다.

이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자구계획을 다시 한번 검토한 뒤 5000억원 추가 자금 지원을 결정할 예정이다.

산은 관계자는 "금호 측이 제시한 수정 자구계획 검토를 위해 채권단 회의를 개최하는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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