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인수 유력 MBK, 이젠 금융주력자(?)

  • 송고 2019.04.16 02:00
  • 수정 2019.04.16 06:30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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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본인 사모펀드 MBK, 비금융주력자로 분류돼 '오렌지' 인수 오래 걸려

당국, "MBK, 생·손보사 투자레코드 보유시 금융주력 사모펀드 간주 될수도"

ⓒE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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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통해 정체성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산업자본에 해당하는 사모펀드는 지금까지 비금융주력자로 분류돼왔다.

MBK는 오렌지라이프 대주주에 이어 롯데손보 대주주 지위를 영위함으로써 비금융주력자로서의 꼬리표를 뗄 기회를 모색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9월 MBK 계열 라이프투자유한회사와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해 오렌지라이프 지분 4850만주(지분율 59.15%)를 인수했다. 이 매매계약서에는 MBK가 향후 3년간 동종업종의 사업을 영위하지 않겠다는 조항이 담겼다.

이런 상황에서 MBK는 최근 매물로 나온 롯데손보 인수 적격후보(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생보업종에서 손보업종으로의 투자 업종 전환을 선언, 시장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MBK는 인수한 기업에서 이익을 회수하는데 집요하기로 유명하다. 홈플러스·코웨이·오렌지라이프·두산공작기계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잇달아 성공시킨 국내 최대 사모펀드다.

앞서 2013년 오렌지라이프 인수 당시 MBK는 비금융주력자 펀드 3개를 보유한 사모펀드로 금융자본보다 깐깐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았다.

이 때문에 롯데손보 인수에 성공하면 MBK는 금융주력 펀드로서의 트랙레코드(실적)를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쥐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MBK는 오렌지라이프 다음 투자 전략으로 앞서 올 초 설계사 3만명 수준의 대형 GA(보험대리점)에 대한 투자를 검토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비단 MBK만이 아니고 사모펀드 대부분이 산업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MBK는 ING생명을 인수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며 "어떤 사모펀드든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 인수에 성공해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야 하고 최근 지배구조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으면서 경영진 유고 시 비상 경영 승계 절차까지 점검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MBK가 생명, 손해보험사에 투자한 펀드 보유 이력을 갖게 되면 금융주력 사모펀드로 해석될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한편 롯데손보 인수 적격후보군에는 MBK외에도 전략적 투자자(SI)인 대만의 푸본그룹,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가 거론된다. IB업계에서는 가격 경쟁과 금융산업이 규제산업이라는 점을 변수로 꼽고 있다. 사모펀드들에 이 같은 당국 규제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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