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안심하긴 이르다

  • 송고 2019.04.16 10:21
  • 수정 2019.04.16 10:22
  •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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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경기실사지수 100이하…선박 수주 부진 영향

2분기도 불안…해양프로젝트·쇄빙LNG선 등 실제 발주 관건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5만8000톤급 원유운반선이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5만8000톤급 원유운반선이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현대중공업

조선업 시황회복에 비상등이 켜졌다.

1분기 시황 회복이 생각보다 더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적었고 이에 따라 수주도 부진했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2분기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다만 해양프로젝트와 쇄빙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상반기 고부가 선박 발주가 예상돼 실제 발주 진행 여부에 따라 시황 개선의 향방도 결정될 전망이다.

16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조선·기타운송의 경기실사지수(BSI)는 88을 기록했다. 전 분기인 82보다는 올랐지만 상승폭은 미미했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점인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100이하일 경우 체감 경기가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업 BSI의 상승폭이 적었던 이유는 1분기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예상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의 부진했던 선박 수주가 영향을 미쳤다.

올해 1~3월 글로벌 선박 누계 발주량은 573만CGT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996만CGT 대비 42% 하락한 수치다. 전체 발주량 중 중국은 258만CGT를 수주해 45% 수주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162만CGT로 28%의 수주 실적을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2분기의 경우 1분기보다 BSI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나 여전히 100 이하를 밑돌 전망이다. 다만 1분기 부진한 선박 수주 실적을 보여줬던 현대중공업이 최근 들어 수주를 올리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그리스선사로부터 17만4000㎥급 LNG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 앞서 3월 말에는 LNG선 1척, LPG운반선 1척, 원유운반선 2척을 잇따라 수주해 2주만에 약 7000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해양프로젝트와 쇄빙LNG선 등 고부가 선박 발주도 예고돼있는 만큼 실제 발주 진행 여부에 따라 시황 개선의 향방도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인도 릴라이언스 MJ의 10억달러 규모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 수주전에 참여 중이다. 최대 경쟁자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수주전에 불참해 삼성중공업의 수주가능성이 높다. 수주 대상자는 오는 5월에서 6월 사이 발표될 예정이다.

대우조선도 러시아 국영 해운사 소보콤플로트가 추진 중인 야말 2차 프로젝트에 사용될 쇄빙LNG선 수주를 위해 노력 중이다. 금액만 6조 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러시아는 자국 조선소인 즈베즈다에 발주를 했지만 즈베즈다의 경우 건조 능력이 부족해 공동 건조 조선사를 찾고 있다. 지난 1차 프로젝트 당시 15척 전량 수주한 대우조선 입장에선 기대가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조선업 BSI가 생각보다 부진했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이라며 "상반기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예정돼 있고 주춤했던 LNG선 발주도 차츰 늘어나고 있어 시황 회복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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