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대출중단 현실화 어쩌나
6000억 유증, KT가 케뱅 최대주주 전환이 조건…일정 미뤄도 6월까지 마무리 미지수
공정위 조사 무혐의 나오더라도 시간 촉박…주요 주주 대규모 증자도 불가능한 상황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2019-04-19 11:27:31
▲ KT의 케이뱅크 대주주 전환 절차가 잠정 중단됨에 따라 케이뱅크가 지난 1월 결의한 유상증자에도 제동이 걸렸다. 추가 자본확충에 문제가 생기면서 케이뱅크는 또 다시 대출영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케이뱅크

KT의 케이뱅크 대주주 전환 절차가 잠정 중단됨에 따라 케이뱅크가 지난 1월 결의한 유상증자에도 제동이 걸렸다. 추가 자본확충에 문제가 생기면서 케이뱅크는 또 다시 대출영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KT가 제출한 케이뱅크 주식보유 한도 초과보유 승인 신청에 대한 심사를 중단했다. KT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심사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 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 관련법, 공정거래법 등의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하는데, KT는 2014년 우정사업본부 전용회선 입찰 등 여러 사업에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세종텔레콤 등과 공공통신망 입찰에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016년에는 지하철 광고 입찰 담합으로 7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금융위 측은 "심사 과정에서 KT가 추가로 다수 건의 공정거래법 위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히면서 부득이 심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은행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등에 따라 심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의 이번 결정으로 케이뱅크가 진행 중인 유상증자가 발목을 잡히게 됐다. 케이뱅크는 지난 1월 주주사들과 5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주금 납입일을 오는 25일로 정했지만 적격심사가 불발되면서 자본확충을 지연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였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결의 당시 6월28일까지 추가 협의 없이 유상증자를 은행장에게 위임해 진행하도록 하는 의결도 받은 상태라 일정 조율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문제는 지난 유증은 KT가 지분율을 34%로 늘려 최대주주가 된다는 가정하게 결의한 것이기 때문에 이때까지 가능할지도 미지수라는 점이다.

또 공정위 조사가 무혐의로 나온다 해도 시간은 촉박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이르면 4~5월 입찰 담합여부를 심의하고 처분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달 내에 조사 결과가 무혐의로 나온다고 해도 금융위가 다음 달 정례회의에서 곧바로 KT의 주식보유 초과보유 승인 심사 재개 결정을 해줘야 하고, 그 다음 회의에서 심사를 진행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단 케이뱅크는 예정된 유상증자를 분할해서 진행하는 것과 신규 투자사를 영입하는 등 플랜B를 가동할 방침이다. 유증 분할이란 보통주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환 신주를 발행해 일정 규모의 증자를 브리지(가교) 형태로 시행한 뒤, 적격성 심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대규모 증자를 다시 추진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임시 대책에 대해 유효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KT를 제외한 기존 주요 주주인 우리은행(13.7%), NH투자증권(10.00%), IMM프라이빗에쿼티(9.99%) 등이 대규모 증자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빠른 시일 안에 새로운 주주를 영입할 가능성도 희박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 발표 이후 케이뱅크가 내놓은 대책도 너무 늦은 감이 있다"며 "대규모 유상증자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자본력 부족으로 인한 영업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케이뱅크는 "지난해 유상증자와 유사하게 새로운 기업이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사로 새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시장조사는 물론 기업과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대응 방안에 대한 시행 여부와 실행 시기 등은 주요 주주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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