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인도 릴라이언스 지분 인수 추진

  • 송고 2019.04.23 15:41
  • 수정 2019.04.23 15:42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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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150억 달러 규모…이르면 6월께 인수 마무리

아람코, 정유·석유화학으로 아시아 시장 본격 진출

사우디에 위치한 아람코 정유소[사진=로이터]

사우디에 위치한 아람코 정유소[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업체 아람코(Saudi Aramco)가 인도 최대 석유화학 재벌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RIL)의 지분 25%을 인수할 예정이다. 아람코는 최근 글로벌 석유 시장에서 M&A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공격적으로 추진중이다.

23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아람코는 최근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 분야를 확장 중이다. 고유가 시대가 저물어 더이상 석유 추출만으로는 사업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더욱이 지난해 4분기 급락한 국제유가가 올해들어 회복세에 들어섰긴 했지만, 석유 시장이 호황을 누렸던 배럴당 100달러 선에 접근하기에는 어려워 보이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람코는 인도 릴라이언스 정유·석유화학 사업 부문 지분 인수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아람코가 인수를 추진 중인 릴라이언스의 지분은 25%다. 인수는 100억~150억 달러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 해당부문 기업가치는 550억~600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인도 최대 정유·석유화학 회사 릴라이언스는 인도 서부 지역에서 세계 최대의 정제 단지를 운영 중이다. 최대 160만 규모로 아람코가 소유한 포트 아서(Port Arthur)의 미국 공장보다 2배 가량 더 크다.

아람코의 릴라이언스 지분 인수는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지분 인수가 처음 언급된 이후, 올해 2월 아람코 CEO 아민 알나세르(Amin Nasser)와 인도 릴라이언스 회장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는 원유, 화학 제품 및 비금속 제품을 포함하는 아람코의 사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인도를 방문해 향후 2년 안에 인도에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지분 인수에 대한 의지를 확실시 하기도 했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이 거래에 대한 자문을 제공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인수 마무리는 이르면 6월 경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체에 타격이 가해질 것이란 분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우선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람코는 원유 채굴을 위해 배럴당 3달러 정도만 투자하면 된다. 23일 기준 국내 업체들이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71달러 정도다. 이미 원재료부터 20배 이상 차이난다.

게다가 국내 업체들과 수출 시장도 겹친다. 외신에 따르면 아람코는 릴라이언스 지분 인수를 통해 중국 및 동남아 시장으로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이에 이미 고도화 설비를 갖춘 국내 정유·석유화학사들은 원유 수입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아람코는 한국 기업 지분도 인수하며 아시아 시장을 점령해가고 있다"며 "아람코의 최대 강점인 안정적인 원유 공급과 저렴한 가격을 넘어설만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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