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미래 바나듐, "리튬만 배터리 소재 아냐"

  • 송고 2019.05.13 10:18
  • 수정 2019.05.13 10:33
  •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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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강화소재 및 ESS 배터리 주원료로 각광

국내 700만톤 이상 매장 불구 채굴기술 없어

강철에 첨가돼 철의 강도를 높이는 데 쓰이는 희소금속 바나듐(V).ⓒ포스코경영연구원

강철에 첨가돼 철의 강도를 높이는 데 쓰이는 희소금속 바나듐(V).ⓒ포스코경영연구원

높은 원재료 가격과 불안한 부재료 가격 추세로 수익 부진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본격적으로 바나듐 연구에 착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강철에 첨가돼 철의 강도를 높이는 데 쓰이는 바나듐은 최근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매장량이 적지 않으나 기술력 한계로 채굴이 어려워 철강사들은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앞으로 지속적 개발을 통해 국내 수급이 가능하다면 철강사들의 수익성 우려도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중점 연구 광물로 바나듐을 선정하고 오는 2023년까지 바나듐 매장 지역에 대한 매장량 지도를 완성하기로 했다.

또 채광과 건식·습식 제련 및 분리정제를 통한 제련물을 산업에 활용하기 위해 기술을 확보하기로 했다.

최근 바나듐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신해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 쓰일 새로운 배터리의 주원료로 각광받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충격에 따라 화재 발생 위험이 높은 반면 바나듐이 쓰이는 차세대 배터리는 충격에도 폭발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바나듐은 철의 강도나 탄성을 높이는 성질이 있어 철강재 생산 시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지진 등으로 인한 내진설계 기준 강화로 고강도를 요구하는 제품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바나듐의 사용량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바나듐이 쓰이는 곳은 많으나 국내에서 사용되는 바나듐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도 바나듐이 다량 매장돼 있지만 기술력이나 기타 한계성으로 인해 특수강이나 ESS에 사용될 고부가가치 용도로의 사용은 불가능하다.

국내에는 경기도 연천과 충남 금산 및 충북 옥천 등에 바나듐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연천의 경우 순도 높은 바나듐이 묻혀있다. 이 지역에만 매장된 바나듐은 약 700만톤으로 추정된다. 국내 바나듐 소비량이 연 평균 8000톤임을 감안하면 막대한 양이다.

이처럼 반드시 필요한 소재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철강사들은 불안한 수급 여건에 처해 있다.

특히 ESS 배터리 소재로 떠오르며 지난해 바나듐의 국제시세는 무섭게 치솟았다.

바나듐은 지난 2018년 11월 기준 kg당 118.5원을 기록했다. 2017년 11월 kg당 34원임을 감안해 약 4배 가까이 급등했다. 3년 전보다는 약 10배가량 오르며 철강사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최근에는 바나듐 가격이 안정기에 접어들었으나 수요 대비 수급 부족으로 언제 또 급등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바나듐 가격이 많이 안정됐다곤 하나 수요가 계속 늘어 언제 또 급등할지 모른다"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가격 협상력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에 매장된 바나듐을 활용할 수 있다면 안정적인 수급 여건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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