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배터리 증설 러시…"공급과잉 우려는 기우?"

  • 송고 2019.05.20 15:38
  • 수정 2019.05.20 16:36
  •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 url
    복사

LG화학·SK이노, 글로벌 車 배터리 생산 시설 대규모 투자 가속화

완성차업체 배터리 수급 '골머리'…2023년 공급 부족 현실화 전망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제조사들이 배터리 생산 공장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일각에서는 자동차배터리 공급과잉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하면서 배터리가 없어서 차를 못 만드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어 당분간 전기차 배터리의 공급과잉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배터리업계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약 5799억원을 투자해 중국 신규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건립을 결정했다.

7.5GWh 규모 중국 창저우 공장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이 발 빠르게 중국 제2공장 건설을 결정한 것이다.

지난해 3월 헝가리 코마롬에 7.5GWh 규모 첫 해외 생산기지 건설에 나선 이후 9.8GWh 규모 미국 조지아 배터리 공장 등 생산시설에 투입된 투자금은 약 5조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중국 신규 공장을 제외하고 2022년까지 글로벌 약 40GWh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까지 총 6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일 만큼 생산설비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도 지난 1월 중국 남경 신강 경제개발구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 1공장 및 소형 배터리 공장에 2020년까지 각각 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중국 남경 빈강 경제개발구에 2023년까지 2조1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LG화학은 한국 오창공장, 미국 홀랜드 공장, 폴란드 공장, 중국 제1·2공장을 통해 2020년까지 150만대 이상의 생산 규모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1조원 회사채 발행, 15억6000만 달러(약 1조78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그린본드를 발행해 전기차 배터리 수주 물량 공급을 위한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 생산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 생산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LG화학, SK이노베이션이 공격적으로 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에서는 배터리 물량 부족으로 전기차를 출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Volkswagen)그룹 계열사인 아우디(Audi)의 전기차 ‘e-트론’이 배터리 수급 문제를 겪으면서 당초 목표했던 생산량을 달성하지 못하고 생산량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배터리제조사와 조인트벤처를 세워 직접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계획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의 협력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테슬라 CEO도 SNS를 통해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파나소닉에 대해 신차 생산에 차질을 빚을 만한 속도로 작업한다고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오는 2023년에는 수요가 916GWh 규모에 달하지만 공급은 776GWh 수준에 그쳐 공급 부족 현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에는 전세계적으로 361GWh가 부족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공급 부족 심화 현상을 전망했다.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착공에서 정상 가동까지 2~3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 진행되는 배터리 생산 설비 증설이 배터리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희박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선(先)수주 후(後)증설 원칙으로 증설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신설 및 증설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의 보수적인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 투자 행보도 배터리 공급 과잉 현상을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중국의 CATL 등이 대규모 증설을 아낌없이 진행하고 있지만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삼성SDI는 이렇다 할 증설 투자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삼성SDI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투자를 발표하고 있지는 않지만, 최근 헝가리법인이 2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로 조달하는 등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지속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이 잇달아 증설 투자를 발표하면서 무턱대고 증설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 출시 계획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발주가 넘쳐나고 있다"고 전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