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연체율 상승 전망…"관리 문제없다"

  • 송고 2019.05.22 14:39
  • 수정 2019.05.22 15:29
  •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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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중심 연체율 증가 금융권부실뇌관 우려…'손실흡수능력 양호'

70개월만에 상승 전환에도 "우려할 수준 아냐" 기업연체 여전히 감소

70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던 은행권의 연체율이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하반기부터는 완만한 상승세로 전환될 전망이다.ⓒ연합

70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던 은행권의 연체율이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하반기부터는 완만한 상승세로 전환될 전망이다.ⓒ연합

은행권의 연체율은 70개월 연속 하락세였다. 하지만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하반기부터는 완만한 상승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경기침체 상황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 약한 고리,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연체율 증가는 금융권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단 당국과 시중은행들은 연체율 상승 전망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건전성 관리는 요구되는 만큼 향후 전 금융권의 연체율 상승곡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3월 말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0.46%로 전년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전년 대비 기준으로 70개월만에 상승 전환한 수치다.

업계는 은행권의 연체율이 성동조선 연체금액을 제외한 연체율은 전년 동월 수준인 0.41%로 추산돼 경상적으로는 무난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9월부터 자영업자 연체율은 전년 보다 0.05%포인트 오른 0.38%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고, 가계 연체율은 주택담보대출과 일반대출이 각각 0.03%포인트, 0.05%포인트 오른 0.21%, 0.45%로 하반기부터 완만한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은 우려점으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연체율은 하반기에는 완만한 상승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3월말 기업 연체 규모가 법인 기업 기준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자영업자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이후 연체 잔액이 20%대 증가를 보이며 연체율 상승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 연체 잔액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3월 말 가계 연체채권 잔액은 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24.6% 증가했다.

분기별 연체율에서도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개인사업자 대출 건전성 점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이 0.84%로 지난해 말 0.75%에 비해 소폭 상승한 가운데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75%로 지난해 말에 비해 0.12%포인트나 상승했다.

여기에 은행권 연체율은 제2금융권의 연체율 상승세의 상방압력까지 받을 여지도 있다. 통상 카드, 캐피탈, 상호금융 등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2금융권의 연체율이 상승할 경우 제1금융권의 연체율에도 소폭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카드사 평균의 올 1분기 연체율은 1.71%로, 지난해 1분기(1.54%)보다 0.17%포인트 증가했고, 캐피탈사의 연체율은 평균 2.02%로 작년 1분기 1.91%에서 0.11%포인트 올라가면서 2%대를 넘어섰다.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작년 1분기 1.38%에서 올 1분기 1.57%로 0.19%포인트 증가했다.

문제는 연체율 상승세가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지면서 상승곡선 또한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제2금융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주택가격 조정 등으로 가계대출 재조정이 활성화될 경우 연체율 상승곡선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체율을 비롯해 은행 자산건전성 관련 지표 변화를 예의주시해야한다는 권고가 나오는 이유다.

연체율 상방압력 등 하반기 은행권의 연체율 상승이 전망되고 있지만, 은행권은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말 부실채권 정리 등 기저효과와 신규 연체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연체율이 상승했지만, 그 폭은 높지 않은 수준"이라면서 "대출 규모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업 연체 규모는 여전히 감소하고 있고 중소기업 연체율은 오히려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도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달 손병두 금융위 사무처장은 "개인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연체율 수준은 예년에 비해 안정적이지만 주요 건전성 하락 요인을 진단해 관리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이어지는 연체율 상승 현상은 지방은행과 제2금융권의 손실흡수능력이 양호한만큼 금융시스템 전반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 업계도 연체율 상승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를 우려하기에는 시기상조란 의견을 내보이고 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은행권 연체율이 상승 중이나 절대치의 수준은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상태"라며 "더불어 기업 연체는 아직도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과거 대출 성장의 속도와 최근 연체 추이를 고려할 때 자영업자 및 가계 신용대출의 건전성은 유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으나, 우려를 제기하기엔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총 연체율의 하락세 지속을 감안하면 은행업종 대손지표는 올해도 예년대비 낮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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