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유가 상승에 비수기 겹쳐 ‘이중고’

  • 송고 2019.05.29 16:20
  • 수정 2019.05.29 16:21
  •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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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에 유류비 부담 증가…수요 둔화 및 환율 상승 겹쳐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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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가 비수기에 더해 대외환경 악화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2분기 계절적 수요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유가와 고환율가 경영상황을 짓누르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분기 항공업계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예상보다 낮은 유류비 부담 개선, 일회성 비용 증가로 대형사를 중심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했고 아시아나항공은 11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노선 확장과 수요 확대에 따라 이익 성장을 시현했지만 유가 상승으로 당초 예상됐던 유류비 감소 폭은 크지 않았다.

2분기는 전통적으로 항공 수요가 감소하는 비수기에 속한다. LCC들이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둔화하는 수요 성장세를 반전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유가와 환율은 동반 상승하면서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항공업계는 지난해 2-3분기 급격한 유가 상승으로 인한 실적 악화를 경험했다. 4분기 들어 국제유가가 반락세로 접어들었지만 유류비 적용 시차 영향으로 유가 부담은 이어졌다.

1분기에는 저유가 반영으로 원가 부담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됐지만 유가 흐름은 기대와 달랐다. 국제 유가는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3월 말 다시 70달러에 육박했다. 2분기에도 원유 공급 축소,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세계경기의 불확실성 등의 요인으로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WTI 기준 2분기 평균 가격은 64.1달러 수준으로 전망된다.

유가 상승은 항공사에는 직접적인 비용 부담 상승으로 이어진다. 대한항공은 연 3조원 가량을 유류비로 지출한다. 항공사 비용 가운데 유류비 비중은 30%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수준의 유가가 이어지는 경우 대한항공의 올해 유류비는 3조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환율 상황 역시 좋지 않다.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은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으며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분기 대비 3~4%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 상승은 유류비, 정비비 등 항공사의 지출 부담을 높이고 항공수요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실적 부진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은 5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 감소가 전망된다"며 "유가상승으로 1분기 대비 연료유류비 상승이 불가피하고 국제선 여객 비수기 진입으로 운임 수익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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