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파업] 양대노총 첫 동시 파업…건설현장 '혼란'

  • 송고 2019.06.04 11:33
  • 수정 2019.06.04 15:22
  •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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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임금 인상과 무인으로 운영하는 소형 크레인 사용 금지" 요구

전국 건설현장 타워크레인 고공 농성 돌입...전국 1600여개 점거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전국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 금지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건설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한국노총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는 4일부터 소형 타워크레인에 대한 안전대책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다. 양대 노총 타워크레인 노조가 동시 파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사용자인 한국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을 상대로 임금 인상과 무인으로 운영하는 소형 크레인 사용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양대노총에 따르면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전국 건설현장에서 가동을 멈추는 타워크레인은 건설노조와 연합노련 각각 1500여대, 800여대로 알려졌다. 이는 전국 건설현장 타워크레인의 60∼70%에 해당한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을 선포한데 이어 전국의 건설현장의 타워크레인 1500대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건설노조 타워크레인 분과위원회는 사측인 한국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 등과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임금 7% 인상, 하계휴가의 탄력적 운영, 현장 휴게실 설치 조건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쟁의조정 신청을 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달 30일까지 전국 순회 총회를 통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했고 59.6%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건설노조는 2014년부터 소형 타워크레인에 대한 안전대책을 요구해왔다.국가 자격증 없이 20시간 교육만 받으면 운전할 수 있는 소형 타워크레인이 건설현장 곳곳에서 사고를 일으키고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검토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노조는 정부에 대해서는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건설노조는 "사측의 전향적인 임단협 체결과 정부의 확실한 소형 타워크레인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전국 모든 타워크레인이 운행을 멈출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전국 타워크레인 노동자가 동시 파업과 점거 농성에 들어간 4일 세종시 주상복합건물 공사장의 타워크레인에 '시한폭탄 소형타워크레인 즉각폐기!'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연합뉴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전국 타워크레인 노동자가 동시 파업과 점거 농성에 들어간 4일 세종시 주상복합건물 공사장의 타워크레인에 '시한폭탄 소형타워크레인 즉각폐기!'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연합뉴스

파업에 참여하기로 한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3일부터 타워크레인에서 작업이 끝난 후에도 타워크레인에서 내려오지 않는 방법으로 고공 농성을 이미 시작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대노총은 전날 오후 5시부터 전국 1611개 타워크레인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총파업 첫날인 4일, 현재 경기, 부산(경남), 광주(전라), 강원, 대전(충청), 대구(경북)등 전국적으로 타워크레인에서 노조원들이 고공농성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지역은 공사현장 25곳에 설치된 타워크레인 102개소 가운데 67개소, 경남에는 48개 공사현장에 타워크레인 118대 중 이 가운데 창원시 의창구 창원중앙역세권 병원신축 현장 등 29개 공사현장, 타워크레인 69곳에 노조원들이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대구, 경북에는 40여 개 사업장에 170대의 타워크레인이 설치돼 있는데 이 중 현장 30여 곳에서 타워크레인 60여대에 올라 농성 중이다.

또 경기 남부지역 100여 곳의 건설현장에서도 타워크레인 점거 농성이 진행됐다.점거 중인 타워크레인은 270여대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건설노조 등에 따르면 경기 남부지역에는 116개 공사현장에서 노조원 540여 명이 타워크레인 위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거나 현장 주변을 점거하고 있다.

또한 대전·세종·충남 건설현장 곳곳에서 타워크레인 점거 농성이 이어졌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전날(3일) 오후 5시부터 대전·세종·충남지역 조합원들이 건설현장 260곳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강원도 도내 21개 공사현장 타워크레인 39대, 광주·전남지역 건설현장 48곳(광주 26곳·전남 22곳)에 설치된 타워크레인 103대를 동시 점거하고 고공농성 중이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농성장 인근에 경찰력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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