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전환 강남 집값…규제 카드 또 꺼낼까

  • 송고 2019.06.14 14:27
  • 수정 2019.06.14 14:34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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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잠실주공5단지·둔촌주공 등 재건축 단지가 주변 아파트값 끌어올려

"추세전환으로 보기 어려워…매도·매수 눈치싸움 당분간 지속될 듯"

서울 아파트값이 30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둔촌주공 등 주요 재건축단지들의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주변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린 영향이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다시 오르자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에 정부가 또다시 규제 카드를 꺼내들지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0.01%를 기록했다. 재건축 아파트는 0.19% 올라 전주(0.11%)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반면 일반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0.02%로 28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은 △강남(0.14%) △강동(0.08%) △중랑(0.07%) △관악(0.06%) △중구(0.06%) △노원(0.04%) 순으로 상승했다.

강남구는 은마아파트의 집값 상승에 힘입어 대치동 한보미도맨션1·2차가 2500만~5000만원 올랐다.

강동구는 신규 입주가 몰린 고덕동 일대 아파트 가격이 약세를 보였지만 재건축 대단지인 둔촌주공이 오르면서 전체적으로는 플러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둔촌동 둔촌주공1~4단지는 투자수요가 유입으로 급매물이 소진된 후 500만~1000만원이 올랐다.

중랑·관악·중·노원구는 실수요의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랑은 망우동 한진해모로와 중랑숲리가가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관악은 신림동 건영3차가 1000만원 올랐다.

반면 △강서(-0.36%) △은평(-0.14%)은 하락세를 보였다. 강서는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가 4000만~7250만원 떨어졌고 은평은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3차가 1000만~3000만원 내렸다.

서울 전세가격은 △광진(0.06%) △성북(0.06%) △동대문(0.05%) 등 도심 접근성이 좋은 지역들은 오른 반면 신규입주 등이 몰린 △강동(-0.32%) △송파(-0.30%) △은평(-0.30%) △강서(-0.09%) △관악(-0.08%) △양천(-0.07%) 등은 떨어졌다.

특히 강동구의 경우 입주가 몰린 고덕동 일대 전세값이 약세를 보였다. 고덕동 고덕아이파크와 명일동 삼익그린2차가 1000만~3500만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는 전세 거래가 뜸해지면서 신천동 잠실파크리오와 잠실동 주공5단지가 1500만~3000만원 하락했다.

대출조건 강화, 보유세 인상, 재건축 규제, 분양가상한제 등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반등할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또다시 규제책을 내놓을지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 전환하긴 했지만 추격매수가 본격화되지 않아 아직까지 추세 전환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경기침체, 대출규제에 따른 위험부담이 여전히 존재하는데다 올 하반기 서울에만 3만가구 넘는 입주물량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매수를 유보하고 전세로 거주하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일각에서는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모든 규제를 총동원한 상황에서 더 꺼내들 카드가 남아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 원리를 무시한 규제책으로 풍선효과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박원순 시장이 최근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강남 재건축 불가 입장을 밝힌 점도 투자수요에 부정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당분간 매도·매수자들의 눈치싸움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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