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석유화학, 하반기도 반등 가능성 낮아"

  • 송고 2019.06.18 06:00
  • 수정 2019.06.18 08:03
  •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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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IMO 2020 반짝 효과 예상되지만 PX 하락세 '타격'

화학업계, 미중 무역분쟁 직격탄…고무·태양광·배터리는 기대

'2019년 하반기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신한금융투자 이응주 연구원이 정유·석유화학 산업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EBN

'2019년 하반기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신한금융투자 이응주 연구원이 정유·석유화학 산업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EBN

불황에 접어든 정유·석유화학 산업이 하반기에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8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정유·석유화학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2019년 하반기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신한금융투자 이응주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만큼 전망이 어려운 때가 없었다"며 정유·석유화학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정유사업은 일반적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석유제품에 상승 가격을 전가할 수 있기 때문에 정유사에 좋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며 "유가가 경기가 좋고 석유 수요가 좋아서 오른 것이 아니라 공급 축소 우려 때문에 오른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 축소 우려로 인한 유가 상승으로 정유사들이 석유제품에 판가 전가를 못하면서 정제마진이 크게 하락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정유업계 분위기는 2008년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정유사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5월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3.1달러에 불과했다. 정유사가 석유제품을 정제해 돈을 전혀 벌지 못하고 있는 수준인 것이다.

이 연구원은 "보통 5, 6월이 국제유가가 높은 편이지만 현재 WTI(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 배럴당 50댤러 초반대"라며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올해 연말까지 감산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유가가 상승하지 못했는데 이는 지표로 보는 것보다 실물 경기가 그만큼 안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6월 말 OPEC의 정례회의를 통해 감산 연장이 결정되면서 다소 오르고, 계절적 수요 증가세에 진입하면 하반기 평균 WTI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면서도 "하반기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 분위기가 조성됐을 경우"라고 덧붙였다.

정유사의 하반기 마진은 2020년부터 실시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영향으로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IMO는 전 세계 모든 선박이 사용하는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 기준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강화하는 규제를 시행한다. 해운사들은 기존의 벙커C유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인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한국 정유사들의 경유 생산비율은 40~50%에 달하기 때문에 IMO 2020 조치로 마진이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IMO 2020 효과가 크게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IMO 2020 효과로 실적에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정유사의 실적의 50% 가량은 비정유부문이 차지한다"며 "비정유사업의 핵심인 PX(파라자일렌) 시황이 중국쪽에서 대규모 증설을 단행하면서 하락세"라고 지적했다.

또 "IMO 효과도 내년에 극대화 됐다가 그 이후 줄어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석유화학 산업은 정유보다도 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이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석유화학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상황"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해소 및 중국의 강력한 경기부양책 등이 없다면 하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화학 다운사이클은 4~5년정도 이어지는데 2018년부터 다운사이클에 진입한 만큼 2022~2023년 정도까지 안 좋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저유가 국면에서도 호황이 있었던 것처럼 일시적인 수급차질, 경기반등 기대 등으로 2020년에 일시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화학 시황은 제품별로 시황이 다소 다른데 7년째 안 좋은 합성고무쪽 시황은 고무업체들의 마진 등이 개선된 만큼 타이어 수요가 늘어난다면 반등할 것"이라며 "또 중국의 부양책으로 인한 태양광 시황 개선, 하반기 신차 효과로 인한 전기차 배터리 실적 개선 등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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