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너지전환과 엇박자"
누진제 개편으로 전기요금 낮춰 전기소비 독려해 기후변화 가속화 우려
"전기요금 원가 공개해 수용성 제고"…한전, 전기요금 원가 공개 추진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2019-06-19 15:19:09
정부가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으로 하계에만 별도로 누진구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이 사실상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전환 정책에 반대되는 행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민관합동 전기요 금 누진제 태스크포스(TF)는 누진제 개편 3개안 중 하계 상시 누진구간 확대안을 최종 권고안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에 제시했다.

TF의 권고안에 따라 한전은 전기요금 공급약관 개정안을 마련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부에 인가신청을 할 것이며, 정부는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내 누진제 개편을 완료할 계획이다.

당초 논의됐던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3가지는 ▲하계에만 별도로 누진구간 확대안(1안) ▲하계에만 누진 3단계를 폐지(2안) ▲연중 단일요금제(3안)로 1안과 3안이 많은 지지를 받았다.

1안의 경우 2018년 사용량 기준 1629만 가구가 할인 혜택을 받지만 3안의 경우 1400만여 가구의 전기요금이 올라갈 것으로 추산됐고, 전기요금 인상을 줄곧 부인해온 정부는 결국 1안으로 누진제 개편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누진제 개편과 관련해 전기요금을 낮춰줌으로써 전기소비를 진작시킨다는 점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전기요금, 무엇을 위해 어떻게 책정돼야 하나'라는 주제로 진행된 전기요금 개편안에 대한 시민사회 토론회에서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이 발언하고 있다. ⓒEBN
'전기요금, 무엇을 위해 어떻게 책정돼야 하나'라는 주제로 진행된 전기요금 개편안에 대한 시민사회 토론회에서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누진제 개편안에는 기본적으로 전기요금 인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전기요금을 인하하면 자연스럽게 전기소비는 늘어나게 되고 이는 곧 폭염 등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전환 정책은 원전·석탄발전 비중을 낮추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에너지전환 정책이 대두된 데에는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수요 절감이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데 누진제 개편안은 에너지수요 절감과 반대되는 행보라는 것이다.

이어 "우리나라의 전력수급구조상 원전과 석탄발전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전기요금을 낮추자는 주장은 원전과 석탄발전을 늘리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50% 이상이 됐을 때 전기요금을 인하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전기소비를 확대하는 것은 한국사회 뿐만 아니라 지구환경에도 악영향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개편안 1안으로 가구당 얻게 되는 이익은 여름철 한 달에 6000원에서 1만6000원 정도"라며 "가계에 큰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한전은 이를 부담해야하고 한전의 손실이 계속될 경우 결국 국민 세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전기요금 누진제와 관련해 누진제가 폐지되면 전기요금이 인하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누진제 논의에 앞서 전기요금 원가를 공개해서 소비자들이 어떤 요인 때문에 전기요금을 덜 내거나 더 내거나 알 수 있어야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한전은 하반기부터 총괄원가뿐만 아니라 전기 용도별 도소매가격 등 세부 내역까지도 청구서로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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