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매각? 계열 분리?…항공업계, 지각판 '꿈틀'

  • 송고 2019.06.19 16:20
  • 수정 2019.06.19 16:20
  •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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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오너가 3세 계열 분리…승계구도 '주목'

아시아나항공 분리매각으로 몸집 줄여야 흥행 가능성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한진그룹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한진그룹

최근 국적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승계 및 매각 이슈로 항공업계의 지각변동이 전망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적 FSC들의 경영권 분할과 분리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항공업계는 이같은 변화가 업계 판도 변화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먼저 대한항공은 한진그룹 3남매의 승계 과정에 따라 자회사 진에어의 독립 가능성이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한진그룹 오너가의 가족 협의 결과에 따라 남매간 계열 분리와 독립 경영이 실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이같은 관측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경영 복귀로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앞서 그룹 경영권 승계 문제를 두고 내부의 불협화음이 새나왔지만 조 전무의 그룹 경영 참여로 일가의 관련 합의가 마무리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전무는 현재 한진칼과 정석기업에서 각각 전무, 부사장을 맡았다. 조 전무가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14개월만에 경영에 복귀한 것은 향후 승계를 염두에 둔 경영구도 변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의미에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그의 재판결과가 마무리되는대로 경영복귀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재계는 예측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한진 오너가 3남매가 주요 계열사를 쪼개 독립하는 계열분리 형태로 3세 승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2대에서 이미 계열 분리가 한차례 이뤄진 바 있다. 故 조중훈 창업주 별세 이후 장남 조양호 회장이 그룹과 대한항공을, 차남 조남호 회장이 한진중공업, 삼남 조수호 회장이 한진해운, 막내 조정호 회장이 메리츠금융을 각각 물려받으며 계열 분리 했다.

현재 한진그룹 주요 사업은 항공운송업 및 물류업, 호텔, 여행부문 등으로 나뉜다. 조원태·현아·현민 등 3대에서는 조원태 회장의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호텔, 조현민 전무는 진에어와 한진관광 등으로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조현아 전 부사장은 칼호텔네트워크 대표를 지내는 등 호텔 부문에서 경영 성과를 내왔고 그룹 내 호텔 사업을 분리, 독립 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현민 전 전무도 진에어 부사장으로서 경영에 참여해온 만큼 이에 애착을 보이고 있고 무게감을 맞추기 위해 한진관광 계열을 함께 분리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도 최근 분리매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 4월 매각이 본격화된 이후 두달 여가 흘렀지만 큰 몸집 탓인지 아직 이렇다할 인수후보가 나서고 있지 않기 때문.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 자회사 6개를 통매각 하는 방식을 우선 택하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연내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 찾기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주요 대기업들이 주저하면서 일괄매각보다 인수후보를 크게 넓힐 수 있는 분리매각을 시도할 가능성도 시장에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가는 최소 1조원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금호산업이 가진 구주 인수와 유상증자를 위한 자금에 더해 추가적으로 아시아나가 가진 부채도 떠안게 된다.

이동걸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실제 부채는 3조6000억~3조7000억원인데 이를 전액 갚아야 하는 것이 아니고 일정 부분을 갚고 나머지를 부채를 안고 가면 되는 것"라고 설명했다.

현재 유일하게 나서고 있는 애경그룹이 있지만 자금력이 우려를 사고 있다. 인수자금은 어떻게든 충당하더라도 인수 후 부채 관리가 힘들다는 분석이다.

시장과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분리매각이 여러모로 득이 많다고 본다. 에어서울이나 에어부산을 떼어내면 인수자의 비용부담이 낮아져 인수후보의 폭이 대폭으로 넓어지는 것은 물론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항공산업 측면에서도 건전한 경쟁 유도로 소비자 권익이 키우는 동시에 모회사 이익에 집중된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각사가 경쟁력 찾기에 나서 사업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분리매각으로 방향을 틀게 되면 인수후보는 현재 거론되는 SK, 한화,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들을 비롯해 항공업 진출에 관심이 높은 중견기업들과 대한항공 LCC 등 기존 항공업체들까지 다양한 인수후보가 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에어부산은 국내 LCC업계 4위로 영남권에서의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고 연내 인천공항 진출을 앞두고 있어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계열과 자회사 구조로 항공업계 내 대대적인 영향력을 가진만큼 분리시 커다란 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아시아나항공 매각 상황에 따라 LCC 시장에 큰 파급효과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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