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또 파업 먹구름···경영정상화 '첩첩산중'

  • 송고 2019.06.20 16:52
  • 수정 2019.06.20 17:00
  •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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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쟁위행위 74.9% 찬성···사무직 구조조정도

하반기 신차 마케팅 '악영향' "올해도 쉽지 않다"

'2019년 단체교섭' 쟁위행위 결의 찬반투표 결과를 개표하는 모습 ⓒ한국지엠 노조

'2019년 단체교섭' 쟁위행위 결의 찬반투표 결과를 개표하는 모습 ⓒ한국지엠 노조

한국지엠에 또다시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올해 임단협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교섭 장소를 놓고 충돌한데 이어 최근 사무직 구조조정까지 돌입하는 등 경영정상화로 가는 한국지엠의 여정은 올해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20일 한국지엠 노사에 따르면 전날부터 양일간 2019년 단체교섭에 관한 쟁위행위 결의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74.9%, 반대 9.7%(총원 8055명 중 6037명 찬성, 785명 반대)로 가결됐다.

쟁위행위에 관한 조합원들의 과반 이상 동의를 얻은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판단만 받으면 합법적 파업권을 얻게 된다.

이르면 오는 24일 중노위 판단이 내려질 예정인 가운데 노조는 조정 중지 결정을 받게 될 경우 쟁위대책위원회를 개최해 파업 등 단체행동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교섭을 해서 마무리해야 할 판국에 (사측이) 교섭 장소만 얘기하는 것은 교섭을 지연하는 불량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사측은 지난해 교섭장에서 회사 임원진이 노조 조합원에 의해 감금된 사례가 있어 장소를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사측은 조속한 교섭 개시를 위해 노조와 성실하게 협의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노위가 행정지도 등 사실상 파업 기각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만약 조정 중지 판단이 나오면 한국지엠으로선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노조 측이 파업 카드를 꺼내들 경우 최근 공격적인 할인 정책과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로 내수 판매 상승세를 이어가던 한국지엠으로서는 또다시 대형 악재에 봉착하게 된다. 노사 분규 시점이 하반기 내수 판매를 이끌 트래버스·콜로라도에 대한 마케팅 작업이 본격화하는 시점과 맞물릴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노조는 올해 기본급 5.65% 인상, 성과급 250% 지급, 10년간 정리해고 금지,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지엠이 수년간 계속된 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사무직 직원 대상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극단적 노사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부평2공장을 1교대로 전환한 한국지엠은 이달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지엠의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 수입 물량이 늘어나는 점도 구조조정에 힘이 실리는 부분"이라며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등 고초를 겪은 한국지엠이 차츰 안정되는가 싶더니 또다시 암초를 만난 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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