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號 1년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고객가치 기반 R&D∙인재∙혁신·사업 전반 DNA 업그레이드
3M 출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영입 등 인재발탁 혁신
연료전지 청산, 일반조명 철수, 첨단소재 육성 등 체질개선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2019-06-25 15:26:06
▲ 구광모 ㈜LG 대표
구광모 ㈜LG 대표가 LG그룹을 이끈지 6월 말로 1년을 맞았다. 구 대표는 작년 6월 29일 개최된 ㈜LG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된 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 "고객가치 본연에 집중하는 경영활동을 통한 미래 준비"를 강조해왔다. 그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주의 경영을 몸소 실천하는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고객가치 기반의 R&D∙인재∙혁신 등 조직과 사업 전반에 내재된 LG의 고객 DNA를 한 층 발전시키는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구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을 수 없이 고민했지만 결국 해답은 '고객'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3가지 기준으로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을 제안했다.

그는 작년 9월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지로 융복합 R&D 클러스터인 마곡 사이언스파크를 찾아 "성장 분야 기술 트렌드를 빨리 읽고 사업화를 위한 핵심 기술 개발로 연결할 수 있는 조직과 인재 확보"를 강조했다.

올해 2월과 4월에는 한국과 미국에서 개최한 R&D 석박사 초청 행사(테크 컨퍼런스)를 주관하며 "고객의 삶을 바꾸는 감동을 만드는 일에 꿈과 열정을 쏟아 달라"며 R&D 인재 확보를 위해 공을 들였다.

구 대표는 지난 3월 고객가치 창출 성과를 공유·격려하기 위해 열린 'LG어워즈'에서는 "혁신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고객 가치를 높이는 일에 철저하게 집중하자"면서 "과감히 도전하는 시도와 노력들이 제대로 인정받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용주의 문화 속 과감한 인재 발탁·영입

구광모 대표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경영기조를 이어가며 LG에 실용주의 문화를 뿌리내리고 있다.

구 대표는 취임 후 임직원들에게 '회장' 대신 '대표'로 불러달라고 요청해 현재 대표 호칭이 자연스럽게 자리잡았다. 지난해 별도의 회장 취임식도 열지 않았다. 올해 초 그룹 시무식에서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임직원들과 자유롭게 인사를 나누며 새해를 시작했다.
▲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에서 미주지역에서 유학중인 석박사 과정 R&D 인재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구 대표 취임 후 특히 과감한 외부 인재 영입과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했다.

글로벌 첨단소재기업 3M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글로벌 사업 운영 역량과 경험을 보유한 신학철 부회장을 LG화학 CEO로 영입했다. LG화학 창립 이래 71년만의 첫 외부 최고경영인이다.

신 부회장은 지난 4월 취임 후 단행한 조직개편을 통해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석유화학 및 전지사업과 함께 제3의 성장축으로 첨단소재를 적극 육성키로 하는 등 LG화학의 지속 성장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LG에는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베인&컴퍼니 출신 홍범식 대표를 영입했다.

또한 역대 LG 임원 인사 가운데 최대 규모인 134명의 신규 임원을 발탁, 미래 사업을 책임질 인재를 대폭 확대하고 젊은 인재 등용으로 조직에 긴장과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비핵심 사업∙영역 조정 및 미래 준비 인프라 구축

구 대표 취임 후 LG는 비핵심 사업∙영역에 대해 과감하고 신속한 조정을 단행했다. LG전자는 올레드TV 대세화,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SIGNATURE' 등 글로벌 TOP 수준의 가전, 휴대폰 사업의 턴어라운드 등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자동차부품, 인공지능(AI), 로봇 등 투자 우선 순위가 높은 성장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연료전지 사업은 청산을 결정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조명 사업에서 성장성이 높은 자동차용 조명에 집중하기 위해 일반용 조명 사업에서는 철수했다.

반면 미래 준비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는 박차를 가한다. LG전자는 자동차 부품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LG와 함께 1조4440억원을 들여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기업 ZKW를 인수하는 초대형 M&A를 진행했다. 이와 별도로 LG 계열사들은 최근 1년간 10여건의 활발한 중대형 M&A를 진행했다.총 인수금액만 1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LG 계열사들의 최근 1년간 주요 중대형 M&A 사례는 △LG전자의 로보스타 경영권 인수( 2018년 7월) △LG화학의 자동차 접착제 분야 미국 유니실(Uniseal) 인수(2018년 9월) △LG화학이 미국 듀폰으로부터 솔루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재료 기술 인수(2019년 4월) △LG생활건강이 美 화장품 회사 뉴에이본(New Avon)을 1억2500만 달러에 인수(2019년 4월) △LG유플러스의 케이블TV 업체 CJ헬로비전 인수 등이 꼽힌다.

◇사업 전문화 통한 경쟁력 제고…일감몰아주기 논란 선제적 해소

LG는 사업의 전문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와 함께 일감몰아주기 논란도 선제적으로 해소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8년 10월 구 대표 등 LG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물류계열사 판토스의 지분
전량(19.9%)을 매각해 ㈜LG-LG상사-판토스로 이어지는 출자구조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

올해 2월에는 서브원의 MRO(소모성 자재부문) 사업을 분할해 60.1%의 지분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다. LG CNS는 현재 일부 지분 매각 등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검토중이다.

구 대표 취임 후 LG는 기존 주력사업은 근본적 경쟁력 확보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고, 신사업은 적극 발굴∙육성해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기업가치를 높여 나간다는 구상을 실천하고 있다.

LG전자 등 전자 계열에서는 세계 최초 대화면 OLED 기술이 TV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OLED 패널을 생산하고 있고,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OLED TV를 출시하는 등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5월 출시한 5G 스마트폰 'V50 씽큐'는 2개의 화면에 여러 앱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듀얼 스크린'으로 게임·VR·AR 등 5G 콘텐츠를 사용하는데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간다. 올해 1분기에 608만대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출하해 시장점유율 16.8%로 출하량 기준 세계 1위를 달성했다.

LG화학 등 화학계열은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초소재, 화장품 등 주력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전지사업 매출 신장과 더불어 미래소재와 바이오 사업에서 성과를 높이고 있다.

LG화학이 30년간 과감한 투자와 집념으로 육성해 온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은 성능과 안정성 등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신규 수주가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LG화학의 자동차용 2차전지 수주 잔액은 110조원으로 작년 상반기(60조원)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LG화학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솔루션을 보유한 5곳의 스타트업을 발굴해 공동연구·투자·협력을 진행중이다.

LG유플러스와 LG CNS 등 통신계열은 차세대 통신망 5G 시대를 맞아 특화서비스 등 고객의 일상을 바꾸는 가치 제공에 주력한다. 미디어, 홈 IoT, AI,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새로운 성장 분야에서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LG의 5개사(LG전자·디스플레이·화학·유플러스·CNS)가 출자해 펀드를 운영하는 실리콘밸리 소재 기업 벤처 캐피탈 'LG 테크놀로지 벤처스'는 최근 초고속∙초저지연 5G 시대에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가상현실(VR) 플랫폼 서비스 스타트업인 '어메이즈 브이알(AmazeVR)'에 2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지금까지 5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약 19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특히 LG전자는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엔젤 로보틱스'를 시작으로 '로보티즈', '아크릴', '보사노바 로보틱스'에 투자했다. 작년 8월에는 인공지능 분야 메카인 캐나다 토론토에 해외 첫 인공지능 전담 연구소도 설립했다.
이 기사를 공유해주세요

베스트 클릭!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