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조선소 합병 추진에 중형조선사 난감

  • 송고 2019.07.08 06:00
  • 수정 2019.07.08 08:09
  •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 url
    복사

양사 합병 시 저가 수주 확대 전망…선종 중복 중형조선사 '위기'

대선조선 부산 다대포조선소 전경.ⓒ대선조선

대선조선 부산 다대포조선소 전경.ⓒ대선조선

중국의 물량공세에 밀려 고사 위기에 빠진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난항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 양대 조선그룹이 합병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합병에 따라 이들 규모가 더 커지면서 저가 수주 확대가 예상돼 이들과 선종이 겹치는 중형조선소들의 위기는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와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은 공시를 통해 합병작업 추진 및 전략적 구조조정 계획 마련을 공식 발표했다.

시기는 아직 확정 전이나 빠르면 올해 말 합병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이들 그룹의 경우 과거 한 그룹에서 분리된 만큼 재결합도 보다 손쉬울 전망이다.

이들 그룹이 합치면 수주잔량 기준 현재 1위인 현대중공업그룹을 뛰어넘어 대형 조선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당장 국내 조선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이들 조선사들이 주로 수주하는 선박은 중소형 탱커와 벌크선 위주로 빅3의 주력선종과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빅3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 등도 건조하긴 하나 아직까진 기술력 격차가 크다.

반면 이들 합병으로 주력 선종이 겹치는 중형조선사들의 불황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중형조선사들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8만CGT의 수주를 올리며 꾸준한 감소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브라질 댐붕괴에 따른 철강 생산량 감소 및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무역량 하락으로 신조 발주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중국 조선사들이 물량공세를 통해 중형조선사들의 자리를 위협한 점도 한몫 했다.

특히 이번 양사 합병으로 대형 조선사가 탄생하면 그만큼 저가 수주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더 이상 저가 수주 출혈을 감당할 수 없는 중형조선사들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벼랑 끝에 서있는 중형조선사들에게 이들 그룹의 합병은 더욱 타격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저가 수주가 확대된다면 중형조선사들의 설자리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형조선사들이 없어지면 그 다음은 대형조선사들 차례"라며 "정부 지원 등 중형조선사들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