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몽니에 돋보이는 OCI…반도체소재 국산화 비중 확대

  • 송고 2019.07.15 10:49
  • 수정 2019.07.15 14:04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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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5000톤 규모 생산 목표…"반도체 업체와 테스트 진행 중"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수출 제재한 일본, 추가 규제 가능성도

정부, 반도체 핵심 소재 R&D 예산 축소…민간 부담 90% 넘어

OCI 군산공장 전경[사진제공=OCI]

OCI 군산공장 전경[사진제공=OCI]

일본이 반도체 관련 소재 수출을 제재함에 따라 '소재 국산화'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OCI가 고순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대폭 늘리고 있어 주목된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이달 초 일본이 반도체용 소재 수출에 제동을 걸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차제에 일본 의존도를 낮추고 소재 국산화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15일 화학 및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OCI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과 함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추진한다. 폴리실리콘의 양과 질을 모두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OCI는 우선 원가경쟁력을 앞세울 수 있는 말레이시아 공장을 통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늘린다. 동시에 국내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고부가'를 강조해 기술 경쟁력을 강조한다. 반도체 집적회로(IC)는 수백개의 공정을 거친 웨이퍼로 만들어지는데, 이 웨이퍼의 원재료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이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의 비중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OCI는 현재 매출비중 1% 수준인 반도체 폴리실리콘 출하량을 2022년 연간 5000톤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OCI는 현재 주요 고객사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또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위해 군산공장 일부를 업그레이드했다.

OCI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자사의 베이직케미컬사업을 다시 끌어올릴 핵심사업으로 보고 있다. OCI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김택중 사장을 신규 선임한 이유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 사장은 OCI에서 폴리실리콘 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화학사업 전문가다.

이우현 OCI 부회장은 김 사장 선임에 대해 "고부가가치 폴리실리콘 시장인 고순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폴리실리콘 경쟁력을 최우선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OCI의 캐시카우이던 폴리실리콘은 태양광산업 침체로 인해 다소 맥이 빠진 모양새다. 2017년에만 해도 OCI의 총매출 중 49%를 차지했던 베이직케미컬사업(폴리실리콘 등)은 올 1분기 42%로 하락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현재 1~2% 내외에 불과한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비중 확대 여부에 따라 OCI의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라며 "진행 중인 테스트가 빠르게 이뤄져 계약 조기 성사로까지 이어진다면 국내 공장 수익성 호전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OCI가 생산하는 폴리실리콘

OCI가 생산하는 폴리실리콘


현재 일본이 규제한 반도체 소재는 고순도 불화수소, 포토 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이다. 일본이 추가 규제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어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등 소재 국산화 목소리는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진단과 향후 산업전략 모색' 긴급 토론회에서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상근자문위원은 "모든 분야를 국산화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지만 의존도가 높고 여러 산업의 기반이 될 첨단 화학소재, 고급기계류 등의 산업기반 강화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기술력 강화와 소재 국산화의 속도를 높이려면 정부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2017년 기준 소재산업에서의 R&D 비용은 기업과 민간이 1:9로 부담했다"며 "지금까지 반도체용 소재 관련 정부 지원은 거의 금시초문"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정부가 소재산업에 투입한 연구개발(R&D) 예산은 겨우 1.3% 증가하는데 그쳤다. 또 일본이 제재에 나선 반도체 핵심 소재 포함 화합물 및 화학제품 분야 예산은 2016년 2200억원에서 2017년 1940억원으로 되레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시장은 신시장이 아닌 고도의 기술력으로 우위를 점해야 하는 경쟁시장"며 "정부 지원 강화로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국산화를 앞당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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