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가시권…한은, 7월엔 관망

  • 송고 2019.07.16 11:27
  • 수정 2019.07.17 11:11
  •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 url
    복사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감 어두워…수정 경제전망서 성장률전망치 0.1~0.2%포인트 낮출듯

연준 인하 시사에 '수출 부진·일본 경제보복' 타격 '엎친 데 덮친 격'…7월 인하 가능성도

올해 한국경제의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어두워지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론이 기정사실로 점쳐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까지 이번 달 말 금리인하를 강력히 시사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방망이에 쏠리고 있다.ⓒ연합

올해 한국경제의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어두워지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론이 기정사실로 점쳐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까지 이번 달 말 금리인하를 강력히 시사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방망이에 쏠리고 있다.ⓒ연합

올해 한국경제의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어두워지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론이 기정사실로 점쳐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까지 이번 달 말 금리인하를 강력히 시사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방망이에 쏠리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1.75%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사실상 '7월이냐, 8월이냐' 시점의 문제이지 나빠진 경기 여건을 감안할 때 남은 것은 이제 한은의 금리인하는 결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단 업계에서는 금통위가 오는 1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다음 회의(8월30일)에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7월 금통위 직후 발표되는 하향 수정된 경제전망을 통해 시장에 통화정책 완화 시그널을 더 강하게 줄 것이란 설명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무역갈등으로 국내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정부는 이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하고 정책 강화를 예고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7월 경제전망을 하향하고 완화적 통화정책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당장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낮더라도 기준금리 인하란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에 한국은행도 동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이번 회의에서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 선제적인 금리인하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1~0.2%포인트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4월 한은이 제시한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5%였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수출이 7개월째 내리막을 타는 상황에 몰리면서 성장률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이미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2.5%로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춰 잡았다. 한은이 이번에 0.1%포인트를 낮출 경우 정부의 목표치 하단과 같은 수준이 된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10월 추가 수정경제전망 발표를 고려하면 이번에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0.1~0.2%포인트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유가격 하락세가 재현된 점을 감안할 때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0.2%포인트 정도 낮춰 1%대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임을 인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의 금리인하 의지가 확고해지면서 업계는 한은의 동반인하 단행도 전망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앞서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의회에 출석해 "중립금리 수준이 생각했던 것보다 낮은 것 같다"며 "통화정책도 생각만큼 완화적이지 않다"고 발언했다. 오는 30~31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시사되는 배경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 분쟁의 여파로 수출이 7개월째 감소하면서 침체 우려가 커진 반면 가계부채 증가세는 진정되면서 경제계에선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부쩍 커진 상황이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이 장기화 되면서 호주를 비롯한 신흥국들이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달 하락폭이 두 자릿수로 확대됐고 설비투자도 3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상황에서 일본 규제까지 더해져 금리인하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일본의 반도체 소재와 관련해 한국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나온 점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더하는 요인이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미국 연준보다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시나리오를 배제할 순 없다"면서도 "다만 지난 6월 FOMC에서 연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제외한 모든 변수를 하향 조정하고도 금리를 내리지 않은 것처럼 한국은행 역시 8월 인하를 확정하되 동결을 사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인하 의지와 더딘 수출 회복세 상황에 일본의 강제징용에 대한 경제보복까지 맞물리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한은은 일단 이들 상황을 불확실성 요인으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안정 차원에서 금리인하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이번 달은 동결을 선택 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 때문에 금리인하 소수의견 확대 여부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통상 금리인하 소수의견 등장은 다음 통화정책 방향의 '가늠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지난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소수 의견이 제기됐고 연준의 인하 가능성도 높게 형성된 만큼 한은 역시 인하 신호를 줄 것"이라며 "이달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실시 여부를 확인하고, 우리나라 경제가 안좋다는 것을 실제 지표로 확인한 이후에야 금리인하를 실시할 것"이라며 "이번 금통위는 동결하되 2명의 인하 소수의견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