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철강업계는 오히려 호재?

  • 송고 2019.07.18 10:58
  • 수정 2019.07.18 10:59
  •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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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기부양책으로 철강수요 급증, 철광석 가격은 최고치

경제성장 하락에 수요 주춤 전망…수급도 안정화 단계

호주와 브라질 등 타국에서 수입한 철광석과 펠릿을 저장하는 현대제철의 밀폐형 원료 저장고.ⓒ현대제철

호주와 브라질 등 타국에서 수입한 철광석과 펠릿을 저장하는 현대제철의 밀폐형 원료 저장고.ⓒ현대제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장기전에 접어든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는 오히려 호재일 수 있다.

양국간 분쟁이 길어질수록 철강대국 중국의 경제는 하락세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브라질 광산 붕괴 및 호주 사이클론 등의 영향으로 철광석 수급은 불안해진 반면 중국은 경기 부양책 효과로 경제가 반등하며 철강수요가 늘어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 부진으로 철강수요 감소가 예상되고 브라질 등 철광석 공급도 안정을 되찾고 있어 철광석 가격도 안정세를 되찾을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 12일 기준 톤당 120.07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5%나 상승했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철광석 가격 상승은 수요는 늘어난 반면 공급은 차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 브라질 발레는 올해 초 남부에서 발생한 댐붕괴로 인해 광산이 중단돼 9300만톤 규모의 철광석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호주도 사이클론으로 생산 차질을 겪었다.

하지만 전 세계 철강 수요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철강 수요는 꾸준히 상승했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심리가 중국 소비 증대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실제 상반기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발표되자 미국과의 무역분쟁으로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를 보이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에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세도 최근 들어 꺾이는 모양새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6.2%에 그쳤다. 분기별 경제성장률 집계를 시작한 1992년 이후 27년 만에 역대 최저치다. 정부의 부양책에도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해 경제 하락 추세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중간 무역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어 중국 경제의 미래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철강수요 감소도 예상돼 철광석 공급도 하반기부터는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철광석 생산에 차질을 입었던 브라질과 호주가 하반기부터 철광석 공급을 재개하고 중국과 인도 등 철광석 공급업체들도 생산량 증대를 꾀하고 있어 철광석 가격 안정화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연일 치솟는 철광석 가격으로 인해 현재 철강업계의 원재료 부담은 더욱 커진 상황"이라며 "중국의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철광석 공급 안정도 전망돼 가격이 지금처럼 계속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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