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에 압도당한 토종 커피…돌파구는 스페셜티·배달

  • 송고 2019.07.18 14:45
  • 수정 2019.07.18 14:56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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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 스타벅스 매출 압도적

블루보틀 스페셜티 트랜드 선점

배달서비스 중국 루이싱커피 나스닥 상장

블루보틀 삼청점 앞에 고객들이 오픈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EBN

블루보틀 삼청점 앞에 고객들이 오픈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EBN

7조원으로 성장한 커피시장은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외산 브랜드가 시장을 선점하고 토종 브랜드는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다. 향후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스페셜티(고급)와 배달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가 얼마나 선전하느냐가 흥망의 갈림길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18일 현대경제연구원 '커피산업의 5가지 트랜드 변화와 전망'에 따르면 국내 커피시장은 2018년 기준 약 6조8000억원이며, 2023년까지 약 8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20세 이상 인구의 연간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약 353잔으로, 이는 세계 평균 132잔보다 3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국내 커피시장이 높은 수준으로 발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이 거대한 커피시장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외산 브랜드이다.

지난해 커피 전문점시장은 매출 기준으로 4조3000억원 수준. 이 가운데 빅3의 매출은 스타벅스 코리아 1조5220억원, 투썸플레이스 2740억원, 이디야커피 2000억원으로, 미국 브랜드인 스타벅스가 압도적이다. 스타벅스 매출은 2011년만 해도 약 3000억원에 불과했지만 7년만에 5배인 1조50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성장의 과실을 스타벅스가 독식한 것이다.

커피시장의 최신 트랜드에서도 외산 브랜드가 앞서 나가고 있다.

원두 수입액으로 볼 수 있는 커피 수입액은 2017년 6억5500만달러에서 2018년 6억3700만달러로 3% 가량 감소했다. 원두 수입 감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스페셜티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징표로 분석되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국제 스페셜티 커피협회가 평가한 100점 만점 중 80점 이상 등급의 커피를 뜻하는 것으로, 대체로 최고급 원두를 사용해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를 만든다. 여기에 갈수록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늘면서 특별한 분위기를 선사하는 스페셜티 매장은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국내 시장에 들어온 미국 브랜드 블루보틀은 대표적인 스페셜티 브랜드로 꼽힌다. 커피업계의 애플로 불릴 정도로 여러 브랜드 가운데 가장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뜻한 미니멀리즘'을 모토로 삼고 있는 블루보틀은 서울에 단 2개 매장(성수점·삼청점)밖에 열지 않았지만 SNS 등 여론에서 뜨겁게 관심을 받고 있다. 매장 오픈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을 정도다.

블루보틀 매장 안은 심플하다. 테이블이 거의 없고, 와이파이와 콘센트를 제공하지 않는다. 고객은 단지 의자에 앉아 바깥 경치를 구경하며 커피를 음미하거나 바리스타와 얘기를 나눈다. 블루보틀은 최근 SNS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커피 브랜드가 됐다.

스타벅스도 스페셜티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는 리저브바 매장 수는 50개로, 중국보다 적지만 미국·일본보다 많으며, 인구 수 대비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에 비해 토종 브랜드의 스페셜티 매장 수는 SPC그룹의 커피앳웍이 수도권 7곳, 인천공항 5곳 등 총 12곳을 운영 중이고, 롯데GRS의 엔제리너스커피는 9곳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스페셜티시장과 함께 배달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 점이 토종 브랜드가 시장 선도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토종 브랜드 루이싱커피는 스마트매장, 배달서비스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2017년 설립 후 2년만에 매장 수가 2370개로 늘어나 중국 스타벅스(2018년 3521개)를 위협하는 경쟁자로 떠올랐다. 루이싱커피는 지난 5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다.

국내 스타벅스와 블루보틀은 아직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험적이고 희소성 높은 제품의 소비 성향이 높아진 점을 고려해 맞춤형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추구하는 배달서비스, 원두 구독서비스 등 새로운 수익 모델 개발을 통해 지속 가능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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