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늘길 막힌 항공업계, 중국으로 기수 돌린다

  • 송고 2019.07.23 16:33
  • 수정 2019.07.23 16:38
  •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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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노선 신규 취항 가속화…대체 수요·수익성 방어 역할 기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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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보이콧'의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성수기 수요 확장에 위기를 맞은 항공업계가 중국으로 기수를 돌려 수요 방어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 노선은 지난 상반기 양국간 합의를 통해 하늘길이 확장되며 올 하반기 항공사 수익성 회복의 '열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일본 노선의 위기감이 더해지면서 대안 노선으로서 각사의 취항 준비가 더욱 속력을 내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항공업계는 올 3분기부터 상반기에 배분받은 중국 운수권에 대한 신규 취항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일본 노선에 악재가 겹친 만큼 일본 노선 수요를 만회할 중국과 동남아 등 신규 노선 확장과 프로모션도 진행중이다.

이스타항공은 이달부터 인천~상하이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이스타항공은 12일부터 주 7회 일정으로 해당 노선의 운항을 운영한다. LCC 최초로 상해 노선을 운영하게 된 이스타항공은 대형사 대비 저렴한 운임을 무기로 관광 및 비즈니스 수요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인천~정저우와 청주~장자제 노선에 대해 8~9월을 목표로 신규 취항을 준비중이다.

에어부산은 지난 5월 추가로 배분받은 중국 운수권을 통해 하계 스케쥴이 운영되는 10월까지 부산~옌지 주 6회, 부산~장자제 주 4회로 증편 운영한다. 에어부산은 인천발 출발 중국 노선도 연내 취항을 목표로 슬롯 확보를 진행중이다. 에어부산이 인천에서 확보한 노선은 △인천~선전(주 6회) △인천~청두(주 3회) △인천~닝보(주 3회) 등이다.

대한항공도 4분기 중 △인천~난징 △인천~장자제 △인천~항저우 등 3개 노선 운항을 위한 취항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베이징 등 주요 중국 노선도 확보한 제주항공은 해당 노선에 빠른 시일 내 취항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장자제, 제주~베이징, 제주~시안 등 신규 노선은 3분기 중 취항이 예정돼 있다.

중국 노선은 지난 2017년 초 사드(THADD) 여파로 항공 수요가 급감하며 큰 위기를 겪은 바 있으나 이후 수요 회복이 가파르게 이뤄지고 있다. 올 1분기 중국 노선의 국제선 여행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4%가 늘어 전체 국제선 여객 증가를 이끌었다.

수요가 크게 느는데 반해 노선 및 좌석 확대는 막혀 항상 공급 부족을 겪었던 중국 노선은 올 들어 여객 노선과 운항횟수가 대폭 늘면서 항공사들의 외형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비행시간이나 풍부한 관광자원 면에서 일본의 대체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비행시간 1시간~2시간30분 이내 단거리 노선 수요가 겹치는데다 물가도 보다 저렴하고 미식부터 쇼핑, 휴양, 관광 등 다양한 테마의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어 최근 여행수요가 늘고 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LCC들은 일부 지방발 일본 노선 축소 등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9월부터 하계 스케줄이 마감하는 10월 26일까지 부산~오사카, 부산~삿포로 노선의 운영을 중단한다.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도 각각 부산과 대구, 무안에서 출발하는 오사카, 도쿄, 오이타 등 일본노선 운영을 중단하거나 축소할 계획이다.

타 업체들도 운영상의 문제로 곧바로 조치를 취하기는 힘들지만 상황에 따라 수요 변화에 대응해 노선 구조조정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제 7월 1~21일 일본 주요 노선(나리타, 하네다, 간사이)의 추정 탑승률이 전년 동월 및 전월 대비 모두 하락한 모습이며 이는 이번 양국 관계 악화의 결과라기보다 내수 경기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이번 이슈의 영향은 8~9월 일본 노선 탑승률 및 운임 추이에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운수권 배분 이후 하반기 중국 노선 오픈을 주요 목표로 준비해왔다"면서 "당장 일본행 항공기를 중국 노선으로 돌릴 순 없지만 일본 노선의 타격시 중국 노선이 대체 수요나 수익성면에서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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