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철강·조선 후판값 협상 초반부터 장기화 우려

  • 송고 2019.07.24 10:38
  • 수정 2019.07.24 10:38
  •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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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등 후판 공급사, 상반기 동결 대신 하반기 인상 방침

후판가 인상 생존문제 조선사 일본 수출규제 리스크도 안아

포스코 후판.ⓒ포스코

포스코 후판.ⓒ포스코

올해 하반기분 후판 가격 협상이 초반부터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선업체들의 선박 건조에 쓰이는 후판은 두께 6mm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말한다. 후판의 가격을 결정하는 협상은 철강사와 조선사간 반기마다 실시된다.

철강사들은 철광석 가격 급등에 따른 어려운 상황에서 올 상반기 가격 동결을 이룬 만큼 하반기에는 후판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선사들은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수주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후판 가격 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24일 철강·조선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및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후판 공급사들은 이달 초부터 조선업체들과 올해 하반기 후판 공급가격 협상을 실시하고 있다.

철강사 및 조선사들의 상세 요구 단가는 대외비인 관계로 알려진 바 없다. 하지만 철강업체들은 주 원료인 철광석 가격 급등에 톤당 5~6만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달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20달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5% 급등했다.

문제는 철광석 가격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 측은 지난 23일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에도 철광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원료가격 상승분을 철강제품 가격에 최대한 반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선사에서는 시황 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주물량 감소 및 선박 가격 회복세가 더딘 이유로 가격 동결 및 인하를 요구 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 분쟁의 여파가 아직도 조선 시장에 영향을 주면서 올 상반기 선박 발주량이 전년 대비 40% 이상 줄었다"며 "주력 수주 선박의 선가는 이전 최고가 대비 반토막이 나면서 조선사 대부분 이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철강·조선사간 올 하반기 후판가격 협상은 초반부터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후판가 협상이 오랜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는 물론 일본 수출규제가 또 다른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자국 발주 성향이 강한 일본 해운선사들의 선박 발주가 더욱 뜸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조선사들은 일본 수출규제가 강화될 경우 일본의 후판 공급선이 줄지 모르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사와 조선사간 후판가격 협상이 이달 초 시작된 만큼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업계 모두 어려운 상황인 만큼 가격협상은 예상보다 오랜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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