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빨간 불' 켜진 쌍용車···10년 전 악몽 되살아나나

  • 송고 2019.08.06 13:58
  • 수정 2019.08.06 14:03
  •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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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은 증가 적자는 계속 왜?···급기야 해고 칼날

내년 친환경 의무판매제 도입도 '부담'

베리 뉴 티볼리 ⓒ쌍용차

베리 뉴 티볼리 ⓒ쌍용차

쌍용자동차가 휘청거리고 있다. 계속된 적자로 자금 유동성이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최근 공장 셧다운에 이어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임박하면서 지난 2009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경영 상황에 빨간 불이 켜졌다. 최근 내수 판매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각종 비용에 따른 막대한 영업손실로 위기에 몰리고 있다.

쌍용차는 2016년 9년 만에 상반기 흑자를 시작으로 같은해 흑자를 기록한 이래 지난 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연 단위로 보면 2016년 영업익 279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한 이후 2017년 653억원 적자, 2018년 642억원으로 연속 적자를 냈다. 올 상반기에도 7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판매 증가 등에 따른 매출은 상승하고 있는데도(2016년 3조6285억원→2018년 3조7048억원) 적자가 계속되는 것은 인건비, 판촉비와 같은 판매관리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판매비와 인건비 등 고정관리비는 2016년 5637억원, 2017년 5813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엔 5264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매출원가가 크게 늘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6월 말 기준 부채비율 271%, 자본잠식률 11%를 기록하며 경영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예병태 사장은 지난달 말 긴급 임직원 담화문을 통해 "재료비, 판촉비, 인건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데 반해 수익구조는 나날이 악화해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가 문제다. 그간 잘 나가던 티볼리와 렉스턴 브랜드의 상승 곡선이 꺾이고 있어서다. 티볼리 7월 판매는 전년동월 대비 5.5% 감소했고 렉스턴 스포츠는 20.2%, G4렉스턴은 39% 줄었다. 지난 2월 말 출시한 신형 코란도의 경우 3월 2202대를 기록한 이후 줄곧 감소하더니 지난달 1020대로 반토막이 났다.

내수 판매마저 하락세인 쌍용차는 LPG차로 빈틈을 파고든 르노삼성에 내수 3위 자리마저 내줄 처지에 놓였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내수 8308대로 쌍용차(8707대)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내년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점도 쌍용차에겐 부담이다.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는 매년 자동차 판매량의 일정 비율을 저공해차로 판매하도록 하는 제도다. 환경부는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벌금 등 제재를 가하는 방안까지 추진 중이다.

현재 저공해 모델이 전혀 없는 쌍용차로선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상당 규모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도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마당에 혹이 더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선 쌍용차는 고강도 '허리띠 졸라매기'를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선다.

쌍용차는 이르면 내달 임원을 최대 20%까지 줄여 인건비를 대폭 감소시킨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미니밴 코란도 투리스모 단종과 공장 셧다운으로 재고 줄이기에도 나섰다. 또 티볼리 부품을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과 공동으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원가절감에 나서기도 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위원은 "현재 쌍용차는 허리띠 졸라매기 밖에 답이 없다"며 "향후 전기차 모델을 서둘러 내놓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이달 코란도 가솔린 모델을 출시하며 티볼리 및 코란도 수출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올 초 해외모터쇼를 통해 처음으로 전기 콘셉트카의 경우 내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작금의 조치는) 상황이 상대적으로 괜찮을 때 선제적으로 자구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수출은 늘리고 내수는 지키기만 해도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력 모델 티볼리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지난달 베뉴·셀토스의 공세에도 티볼리가 1위를 지켰고 아직 계약 건도 많이 남아 있다"며 "남은 하반기 최대한 노력해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쌍용차 로고 ⓒ쌍용차

쌍용차 로고 ⓒ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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