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가격 하락, 섣부른 낙관은 금물

  • 송고 2019.08.08 10:10
  • 수정 2019.08.08 10:11
  •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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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원재료 가격 부담에 2분기 영업이익 급감

가격 하락세 보이나 여전히 100달러 이상…하반기 인상요인 상존

호주와 브라질 등 타국에서 수입한 철광석과 펠릿을 저장하는 현대제철의 밀폐형 원료 저장고.ⓒ현대제철

호주와 브라질 등 타국에서 수입한 철광석과 펠릿을 저장하는 현대제철의 밀폐형 원료 저장고.ⓒ현대제철

폭등한 철광석 가격으로 인해 상반기 영업이익 급감을 겪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의 앞날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철강사들은 철광석 수급 안정화로 향후 철광석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철광석 생산 회복은 더딘 반면 수요는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해 철광석 가격이 이전만큼 하락할지는 미지수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6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6%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도 2326억원의 영업이익으로 38.1% 하락했다.

양사의 영업이익 감소는 철광석 가격 급등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 7월 톤당 120달러를 넘어서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 85% 상승했다.

2분기 철광석 가격도 작년에는 평균 톤당 65달러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100달러를 돌파했다. 이달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100달러 이상의 높은 가격을 기록 중이다.

철광석 가격 급등은 지난 1월 발생한 세계 최대 광산업체 발레의 댐 붕괴가 시작점이다. 이에 더해 3월 말에는 호주에 사이클론이 덮치며 철광석 항만 시설들이 봉쇄돼 철광석 공급 차질이 더욱 심화됐다.

이와 함께 세계 철강 수요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경기부양책 효과로 자국 철강 소비가 늘어난 점도 철광석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수요는 늘었는데 공급은 차질을 겪었기 때문이다.

철강사들은 하반기 브라질 철강 생산 안정화 및 비수기에 따른 수요 감소로 철광석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전만큼 안정세를 보일지는 두고 봐야 한다.

발레의 댐 붕괴로 브라질 정부는 사고가 난 댐과 동일한 상류형 공급 광산 댐들을 3년에 걸쳐 해체하기로 했다. 해체 기간 감산되는 철광석 규모는 연간 4000만톤으로 발레의 한해 생산목표인 4억톤의 10%에 달한다.

또한 중국 정부가 내세운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시들해지고 있어 이를 만회하기 위해 후속 경기부양책 카드를 꺼낸다면 또 다시 철강 소비량은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 이 경우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달 들어 철광석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긴 하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철광석 가격의 경우 대외적 요인들의 작용을 많이 받는 만큼 안심하긴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철강사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선 하반기에는 반드시 오른 원재료 가격을 제품 가격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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