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합작 통해 규모·고부가 경쟁력 키운다

  • 송고 2019.08.08 15:09
  • 수정 2019.08.08 15:10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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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합작사 설립…PO 생산 규모 증가 등 경쟁력 강화

롯데케미칼, 합작사에서 원료 받아 가격경쟁력 확보

SKC와 일본 미쓰이화학사의 합작사인 MCNS 생산시설이 있는 SKC 울산공장 전경[사진제공=SKC]

SKC와 일본 미쓰이화학사의 합작사인 MCNS 생산시설이 있는 SKC 울산공장 전경[사진제공=SKC]

국내 화학업계가 고부가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작사 설립을 가속화하고 있다.

8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SKC는 쿠웨이트 PIC와 PO(프로필렌옥사이드) 및 PG(프로필렌글리콜)을 생산하는 사업 합작을 공식화했다.

합작사 사업은 1조 4500억원의 규모로 SKC가 화학사업부문을 분사하고 지분 49%를 매각해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는 과산화수소 제조사인 SEPK(SKC Evonik Peroxide Korea)의 지분 중 SKC가 보유한 45%도 포함된다.

SKC는 세계 최초로 물 이외에 다른 부산물이 나오지 않는 친환경 PO 제조기술 'HPPO' 공법을 상용화 해 10년 넘게 가동률 100%를 유지해오고 있고, PIC는 다양한 합작사를 운영하며 다운스트림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어 향후 PIC와 업·다운스트림 및 판매처 확보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 SKC가 이번 합작 체결로 연간 100만톤 규모의 PO 생산에 한 발짝 나아가게 됐다는 업계의 평가다. PO는 자동차 내장재 등에 쓰이는 폴리우레탄의 원료 폴리프로필렌글리콜(PPG), 화장품과 의약품 원료인 PG의 기초원료다. 증권업계는 이같은 효과를 고려해 이번 합작사 사업가치를 1조 4000억원으로 측정하기도 했다.

SKC는 일본 미쓰이화학사와 합작사인 MCNS를 설립해 폴리우레탄 시장을 공략 중이기도 하다. MCNS는 SKC와 미쓰이화학이 50대 50으로 합작해 2020년 2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로 2015년 7월 출범했다.

MCNS는 최근 러시아에 1만 5000톤 규모의 폴리우레탄 원료 시스템하우스 건설을 결정했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1위의 경제 규모와 인구 1억4000만명으로 이루어진 탄탄한 러시아의 내수 시장을 선점하게 됐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현대자동차, 도요타 등 주요 폴리우레탄 고객사가 진출해 있어 폴리우레탄 생산 거점지로도 적합하다는 평이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회사인 현대케미칼 공장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회사인 현대케미칼 공장

이 밖에도 국내 화학사들의 합작사 설립 움직임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7월 롯데케미칼은 GS에너지와 비스페놀A(BPA) 및 C4 유분을 생산하는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롯데케미칼은 합작사에서 BPA를 공급받게 돼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올해 하반기 설립 예정인 합작사의 BPA 생산규모는 연간 20만 톤에 달한다. 또한 합작사에서는 C4 유분 제품 21만톤도 생산될 계획이다. 연간 매출액은 1조원, 영업이익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현대오일뱅크와도 합작사를 설립한 바 있다. 양사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은 지난해 올레핀과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HPC 사업을 시작했다. HPC는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주원료로 사용해 나프타분해설비(NCC) 보다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HPC 가동으로 기존 NCC 대비 연간 2000억원 가량의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종합화학은 일찌감치 중국 시노펙(Sinopec)과 합작사를 세워 빛을 보고 있다. 2013년 중국 시노펙과 각각 35%, 65% 비율로 총 3조3000억원을 투자해 합작사 중한석화를 설립했다. 주요 생산 제품은 에틸렌과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이다.

중한석화는 SK종합화학의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2017년에는 1570억원, 2018년에는 1060억원의 지분법이익을 냈다. 중한석화는 최근 중국에서 정유사업 확대 기회도 잡았다. 하루 17만 배럴의 정제능력을 보유한 시노펙 산하 우한분공사를 인수한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각 사의 장점을 결합해 효과를 얻고자 합작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화학사들의 합작사 설립 추진은 화학 사업 확장을 위해 계속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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