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분양가상한제] "분양가는 하락, 신축 가격은 상승"
서울 주요 재건축 등 타깃규제…분양가 하락 불가피
공급위축 따라 신축 희소성 높아져…5년 이내 아파트 가격은 상승 전망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2019-08-12 12:15:18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에 따라 전문가들은 서울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가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공급위축에 따른 신축 아파트 희소성 부각으로 준공 5년차 안팎의 새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토교통부는 12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기준 개선 추진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분양가상한제 지정기준을 '투기과열지구'로 바꾸고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상한제 적용시점을 '관리처분계획인가' 시점에서 '최초 입주자모집승인 신청한 단지'로 변경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서울 강남 등 재건축 단지들의 높은 분양가가 시장 재과열을 이끌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공택지뿐 아니라 민간택지 아파트의 분양가도 정부가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이 사실상 강남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을 타깃으로 규제인 만큼 해당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규제로 인한 심리 위축과 향후 저렴한 분양가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면서 서울 집값 상승세도 주춤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사실상 분양가격을 택지비와 건축비로 한정함에 따라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지금보다 낮아질 전망"이라며 "낮아진 분양가는 청약 대기수요의 분양시장 관심을 증폭시키고 재고 주택시장의 가격상승 압력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재건축 사업 중단 등으로 공급이 감소하면 신축 아파트의 가격이 되려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지영 R&C 연구소 소장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재건축 허용연한 강화 등 잇따른 재건축 규제로 서울 공급의 문은 이미 차단된 것과 마찬가지"라며 "장기적으로 공급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새 아파트 희소성이 커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준금리 인하, 토지보상금 등으로 시중 부동자금도 풍부해져의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집값이 크게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에선 이번 규제가 서울 정비사업장을 타깃으로 한 대책인 만큼 당분간 조합원들의 반발과 불만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비사업장들은 분양가상한제, 후분양 조건 강화 등 타격을 피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우회로 찾기에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후분양을 고민하던 래미안 라클래시(상아2차),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 둔촌주공 등은 분양을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를 받더라도 분양가상한제 적용보다 수익성이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대 후 분양'을 검토하는 단지들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주택을 공급할 때 의무 임대기간이 끝나면 분양가를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고 HUG의 분양보증 심사나 분양가상한제 규제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힐스테이트 세운과 서울 용산 유엔사 부지, 브라이튼 여의도 등이 이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 랩장은 "분양가 규제를 피할 수 있는 1 대 1 재건축이나 임대 후 분양 등 카드를 검토하겠지만 장래 주택시장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신규 진입 수요는 사업성이 탄탄한 지역으로만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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