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에 종잡을 수 없는 국제유가

  • 송고 2019.08.14 06:00
  • 수정 2019.08.14 08:52
  •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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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중국 관세부과·미 원유재고 증가로 두 차례 유가 대폭 하락

중국, 이란산 원유 수입 늘릴 경우 유가 단기간에 급락 가능성↑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등 크게 출렁이고 있다. 특정 요인에 유가가 큰 영향을 받자 일각에서는 배럴당 50달러선이 깨질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1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57.10달러, 브렌트유(Brent) 가격은 배럴당 61.3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일 WTI 배럴당 54.93달러, 브렌트유 배럴당 58.57달러 대비 4% 이상 오른 것이다. 이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 연기로 미국과 중국간 무역 협상에서 진전된 신호가 보였기 때문이다.

8월 들어 유가는 크게 출렁이고 있다. 이날 유가가 급등했지만 앞서 두 차례 크게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오는 9월1일부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1일 WTI 가격은 배럴당 58.58달러에서 53.95달러로 8%가 급락했다. 이는 4년래 일간 최대 낙폭이다.

지난 7일에도 미국 원유 재고가 증가함에 따라 WTI 가격이 배럴당 53.63달러에서 51.09달러로 약 5% 하락했다. 미 원유 재고 증가가 시장 예상을 벗어나기는 했지만 8주 만의 증가였고 큰 폭의 증가도 아니었다는 점에서 원유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8월에만 두 차례 큰 폭의 하락이 발생하면서 8월 평균(1~12일) WTI 가격은 배럴당 53.87달러에 그쳤다. 전월 평균 WTI 가격은 배럴당 57.55달러였다. 2018년 평균 WTI 가격(배럴당 64.90달러)와 비교하면 배럴당 10달러 이상 하락한 것이다.

[자료=한국석유공사]

[자료=한국석유공사]

삼성증권의 심혜진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가 초래할 수 있는 불확실성과 수요 둔화 우려에 강하게 영향 받는 모습"이라며 "이미 이란산 원유 수출이 제한되고 OPEC+ 감산이 순조롭게 이행되고 이로 인해 일부 유종의 타이트한 수급 환경의 지속, 미국의 완만한 증산 속도에도 국제유가가 50달러 초중반 수준을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사는 여전히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무역분쟁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미중 관계가 추가 악화될 경우 WTI 기준 국제유가 하단인 배럴당 50달러가 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심 연구원은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확대 여부에 주목했다. 미국 제재로 이란 원유 생산은 하루 평균 228만 배럴까지 감소했고, 수출도 하루 평균 33만 배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산 원유 수입을 대부분의 국가가 중단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 연구원은 "중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증가시킬 경우 단기에 큰 폭의 유가 급락이 나타날 수 있다"며 "OPEC+는 유가 지지를 위해 다시 큰 폭의 감산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OPEC+가 하루 평균 120만 배럴의 감산을 이미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기대를 상회하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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