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전성시대에도 웃지 못하는 육계업계

  • 송고 2019.08.14 14:59
  • 수정 2019.08.14 15:02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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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시장 연간 약 20%↑, 올해 6조원 규모

공급과잉으로 시세 하락, 7월 평균 16%↓

하림 적자 전환 등 대부분 실적 악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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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시장이 매년 고공 성장을 하고 있지만 정작 닭고기를 공급하는 육계업계는 오히려 실적 하락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아 단가가 하락한데다 국제곡물 가격까지 올라 생산원가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14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치킨시장 규모는 2011년 2조3000억원에서 2017년 약 5조원으로 6년새 117% 성장했으며, 현재는 약 6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8년 외식프랜차이즈 가맹점(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11만6000개 중 치킨매장은 2만5000개로 21.1%로 최다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올 2월 현재 총 치킨매장 수는 8만7000개에 이르고 있다.

2018년 치킨 프랜차이즈 수는 409개로, 분식 353개, 커피 342개, 주점 267개에 비해 월등이 많다.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2013년 11.5kg에서 2018년 14.1kg으로 증가했다.

치킨공화국이라 불릴 정도로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정작 닭고기를 생산 판매하는 육계업체들은 실적이 악화됐다.

육계시장 1위 하림은 2분기 매출 213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58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됐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2% 감소한 15억원을 기록해 올해는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다른 육계업체인 마니커, 올품, 참프레, 동우, 체리부로 등의 실적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추정되고 있다.

육계업체 실적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대비 공급이 더 많아지면서 닭고기 시세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2019년 7월 평균 닭고기(냉장 벌크, 9-10호) 가격은 2800원/kg으로, 전년 동기 3331원/kg보다 16% 감소했다.

육계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폭염으로 많은 병아리가 죽으면서 이에 대비해 올해 업체들이 더 많은 병아리를 키웠는데, 생각보다 폭염이 적으면서 공급 과잉으로 이어져 시세도 동반 하락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사료 원료인 옥수수, 소맥, 대두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4~27% 오르면서 원가 부담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육계시장의 공급과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림 익산공장이 최신식 리모델링을 마치고 곧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며, 사조화인코리아 신규 공장도 이르면 연말쯤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닭고기 공급은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여기에 업계간 수요조절 협의가 공정위로부터 단합으로 비춰질 수 있어 인위적 공급조절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면지까지 사용하기 시작했다"며 "자유시장 논리에 따라 언젠가는 시장 조절이 되겠지만 그 시간이 꽤 길어질 것 같아 최대한 비용 절감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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