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우울한 실적…하반기 진면목 드러날 시간

  • 송고 2019.08.14 16:02
  • 수정 2019.08.15 01:06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 url
    복사

차·실손보험 손해율 급증에 줄줄이 이익 하락세

"요율인상으로 위기타개"vs "회사 변별력 주시"

상위 5개 손보사 중 메리츠화재를 제외하고 모두 10~30%대 순이익 하락을 보였다.ⓒEBN

상위 5개 손보사 중 메리츠화재를 제외하고 모두 10~30%대 순이익 하락을 보였다.ⓒEBN

손해보험업계 상반기 실적이 미끄러졌다. 상위 5개 손보사 중 메리츠화재를 제외하고 모두 10~30%대 순이익 하락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손해율 급증이 하락 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한다.

손보업계 일각에선 보험료 인상 요구 및 차보험 사업 포기론까지 심지어 거론되고 있다. 증권가는 일시적인 어려움이라고 보는 한편 손보사의 진면목이 나올 수 있는 상황으로 분석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손보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98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5423억원 대비 28.77% 축소됐다.

현대해상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상반기 순익 2565억원에서 올해 1639억원으로 36.1% 줄어들었다. 현대해상 다음으로는 삼성화재 이익 축소폭이 컸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상반기 6656억원에서 4261억원으로 36% 줄었다. DB손보(31.3%), KB손보(11.6%) 등 업계 상위사 다수가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았다.

당기순이익 측면에서는 메리츠화재만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3.1% 늘어난 136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같은 순익 증가도 투자영업이익이 컸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영업적자가 1245억원 확대된 상황에서 일회성 채권처분이익으로 인한 투자영업이익이 1190억원 증가해 보험영업실적 악화를 상쇄한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장기 보장성보험 매출이 늘어나 이 부분에 대한 추가상각이 3000억원이 넘는 등 회계적으로 사업비가 증가해 순이익이 줄었다고 밝혔다. 추가상각에 있어 타손보사보다 1500억원 이상 부담했다는 설명이다.

손보업계에서는 상반기 부진한 실적에 대해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 증가를 이유로 꼽는다. 상반기 기준 5대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7~87.1%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자보 적정 손해율을 77~78% 수준으로 보는데 이를 고려하면 약 10% 손해율이 높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오르고 있다. 병원 이용량이 늘면서 손해율이 115.6~147%까지 치달았다. '문재인 케어' 이후 의료량 급증과 함께 추나요법·첩약 등 한방 관련 건강보험 보장 확대도 손해율 상승으로 귀결된다.

증권가에서는 "손해보험업황 개선이나 요율 인상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보험업종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낮지만 올 가을 즈음 결정될 내년 실손 보험료 인상 폭이 지금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손보사 실적 하락세를 시작으로 회사별 변별력이 검증될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 전문가는 "회사별로 장기 인보험과 자동차보험업 손익기여도과 다르고 경쟁력이 차이나기 때문에 지금부터 회사별 진면목이 부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