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화학사, 체질 개선으로 '독한 경쟁력' 키운다

  • 송고 2019.08.19 06:00
  • 수정 2019.08.17 09:43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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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2년 연속 동남아 소재 기업 지분 인수

SKC, 동박 제조사 인수…SK케미칼, PPS 소재 강화

SKC 울산공장

SKC 울산공장

SK그룹 화학사가 올해 상반기 지분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화학시장에서의 장악력을 키워가고 있다.

불안정한 화학시장을 돌파하기 위해 비교적 경제 성장 곡선 뚜렷하게 그려지고 있는 동남아로 진출하는가 하면, 미래 성장 산업에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14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에너지는 미얀마 석유유통그룹과 손잡고 동남아 석유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한발 더 나아갔다.

SK에너지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지난 7월 BOC(Best Oil Company)社의 지분 35%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해외 석유유통기업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SK에너지는 베트남 PV Oil의 지분 5.23%를 확보하며 동남아 석유 시장에 발을 들인 바 있다.

이번 BOC 지분 인수 투자규모는 약 1500억원에 달한다. 양사는 이번 결정으로 인수한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게 됐다. BOC는 석유제품 수입과 미얀마 남부 유통을 담당하는 PT Power 社와 석유 제품 수입 터미널을 건설∙유통하는 PSW社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2년 연속 SK에너지가 동남아 소재 기업 지분을 인수한 이유는 동남아 석유 시장이 최근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의 경우 2016년 미국의 경제 제재가 끝나면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석유 제품 수요는 연 평균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에너지는 이번 투자 결정으로 미얀마 2위의 석유유통그룹 BOC와의 시너지를 동남아 시장에서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업계는 SK에너지가 석유제품 공급 마진과 함께 사업 성장에 따른 투자수익을 점차 거둬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케미칼

SK케미칼

그런가하면 SK 화학사는 기존 주력 사업 대신 고부가 미래 성장 산업 기업으로도 발돋움 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폴리에스터 필름을 개발하고 PO(프로필렌옥사이드) 등 화학사업을 영위하던 SKC는 최근 배터리 소재 사업에 투자를 늘렸다. SKC는 올해 6월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동박 제조사 케이씨에프테크놀로지스(KCFT) 지분 100% 인수를 결의했다.

SKC는 화학사업부문에서 이미 안정적인 실적을 꾸준히 내오고 있었다. 특히 PO는 캐시카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런 와중 SKC가 동박 시장에 뛰어든 것은 사업 재편으로 고부가 중심으로의 포트폴리오 강화와 SK그룹 내 배터리 사업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KCFT는 전기차 상용화에 따른 배터리 출하량 증가로 2022부터 폭발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PO를 뛰어넘는 새 캐시카우로 자리매김 할 가능성도 크다.
바이오 화학을 주사업으로 하는 SK케미칼은 친환경 소재 사업으로 도약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SK케미칼은 최근 PC, PVC 등 기존 제품을 대체하는 친환경 고기능 수지인 코폴리에스터 시장에서 친환경성, 안전성 등을 앞세우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4월 자회사 이니츠의 남은 지분은 전량 인수했다. 453억원을 추가 투자해 합작 파트너인 테이진(Teijin)이 보유하고 있던 나머지 지분을 전량 매입한 것이다.

이니츠는 폴리페닐렌 설파아이드(PPS) 베이스레진 및 컴파운드 제품을 주 사업으로 한다. 친환경 움직임에 따라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및 차량 경량화 추세로 신 첨단소재인 PPS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학업계에 따르면 PPS 시장은 2022년 16만2000톤 규모로 연간 5.3%의 꾸준한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2022년에는 공급부족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SK 화학사가 안정적 수입원보다도 미래가치가 더 뛰어난 사업에 큰 비중을 둔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2~3년 내로 이익을 거두어 들일 것"이라고 내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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