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 판매시 금리파생상품 최대 70% 배상 책임

  • 송고 2019.08.20 08:56
  • 수정 2019.08.20 11:06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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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상품 설계부터 판매까지 총체적인 시스템 살펴볼 예정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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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이르면 내달부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에 대한 분쟁 조정 절차를 시작한다.

불완전판매가 입증될 경우 해당 상품을 판매한 은행·증권사들이 최대 70%의 배상책임을 지게 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상품 설계부터 판매까지 총체적인 시스템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이르면 내달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상품과 관련한 분쟁 조정 신청 건을 분쟁조정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한다.

16일 기준 금감원에 접수된 관련 분쟁 조정 신청 건은 총 29건이나 내달 분쟁조정위에 상정될 수 있는 안건은 많으면 3건이다.

이들 안건은 지난 7월까지 접수된 사안으로 상품이 이미 중도해지돼 손실이 확정된 상태다. 여타 신청 건수는 손실이 확정되지 않아 아직 분쟁 조정 대상이 아니다.

현재 영국·미국의 파운드·달러화 이자율스와프(CMS)에 연동된 DLF 상품 판매 잔액은 6958억원으로 이 중 85.8%인 5973억원이 손실구간에 들어선 상태다.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 판매 잔액은 1266억원으로 판매금액 전체가 손실구간에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접수된 3건에 대해 기초적인 사실 조사를 마친 상태다. 특히 이 중 1건은 외부 법률자문 의뢰를 앞두고 있다. 법률자문은 통상 분쟁조정위 공식 회부 직전에 진행되는 절차다.

금감원은 현재 진행되는 분쟁 조정 3건이 추후 손실 확정 후 대규모로 제기될 유사 분쟁 조정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상 비율은 개별 분쟁 조정 사례의 불완전판매 정도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첫 번째 분쟁 조정 사례에서 이번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의 설계나 제조, 영업지침 등 사안이 규정지어지기 때문이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심각한 불완전 판매의 경우 판매사인 은행·증권사의 배상 비율이 7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분쟁 조정과정에서 통상 상품 판매의 적정성과 적합성, 부당권유 등 3가지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적정성은 고객의 연령과 수입원, 금융 지식과 투자목적 등을 파악하는 부분이고 적합성은 적정성을 통해 산출된 고객 수준과 어울리는 상품을 추천했는지를 본다.

부당권유는 이율이나 수익을 보장하는 등 판매 과정에서 고객을 유치하고자 부당한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다. 금감원은 이 3가지 부분에서 금융사의 잘못이 명백한 경우 60%까지 배상 책임을 부과해왔다.

다만 2013년 동양그룹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 등 사례를 보면 금융상품 투자 경험이 전무한 어르신에게 위험 상품을 판매한 경우 60%에 10%를 가중한 70%까지 배상 책임을 부과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9월부터 해당 상품의 만기가 도래하기 시작하면 손실이 확정되면서 분쟁 조정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면서 "많은 사람이 연루된 사안인 만큼 처리 속도를 최대한 빨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분쟁 조정 절차를 통해 불완전판매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합동검사를 통해 이번 사태를 촉발하게 된 은행·증권업계의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고위험 파생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하게 된 내부 의사결정 과정, 상품 설계·기획과 판매의 문제점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본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상품판매 채널의 '주문'에 따라 증권사가 상품을 설계했다는 'OEM(주문자생산)' 논란도 포함해 전반적인 과정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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