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균포장·생분해 소재 확대…식품기업, 친환경 패키징 강화

  • 송고 2019.08.22 14:35
  • 수정 2019.08.22 16:55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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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맛 간직 무균포장시장 확대

동원시스템즈 연내 횡성공장 가동

삼양패키징 ODM 기술로 해외 진출

생분해 소재 개발, 상용화 시작

동원시스템즈가 독자 개발한 생분해 소재로 만든 파우치 브랜드 에코소브레.

동원시스템즈가 독자 개발한 생분해 소재로 만든 파우치 브랜드 에코소브레.

식품 고유의 맛을 살릴 수 있는 무균포장과 친환경 생분해성 포장재를 도입하는 식품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식품 대기업들도 계열사 등을 통해 친환경 포장 패키징 설비를 속속 도입하는 등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22일 패키징 업계에 따르면 동원시스템즈는 연내 무균충전음료 신공장 가동에 들어간다. 700억원이 투자된 강원도 횡성 무균충전음료 공장은 현재 완공을 마치고 시험가동 중이다. 올해 본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연간 1억3000만개의 무균충전음료 생산이 가능한 규모다.

동원시스템즈는 이번 사업을 통해 기존 포장재 제조에서 한층 나아가 음료 완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한다. 브랜드 제조사의 제품을 만드는 OEM에서 더 나아가 ODM(제조업자 개발생산)도 적극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동원F&B 등 그룹 내 식품계열사와의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다.

삼양패키징은 이미 2007년 무균충전음료 시장에 진출해 지난 4월에는 4호 라인까지 증설을 완료했다. 552억원이 투입된 4호 라인을 통해 무균충전음료 생산 능력이 연간 6억병으로 증대됐으며, 설비가동을 최대로 할 경우 연간 약 400억~500억원의 추가 매출이 예상된다.

삼양패키징은 국내 최대 무균충전음료 OEM 및 ODM 기업이다. 생산 초기인 2007년 5종에 불과했던 삼양패키징의 아셉틱 음료 종류는 현재 380여 종으로 약 76배 성장했다. 2016년 ODM으로 개발한 커피 음료를 시작으로 현재 인도네시아, 폴란드, 중국 등지로 커피, 차, 어린이 음료 등을 수출 중이다.

무균충전(Aseptic Filling)은 살균한 음료를 외부의 균 침입이 불가능한 무균설비에서 페트에 충전하는 방식이다. 유통 중에 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중성 산도의 곡물음료나 혼합차, 유가공 음료 등을 더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열처리 공정이 없기 때문에 원료의 영양소를 최대한 유지하고 원료가 가진 고유의 맛과 향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무균충전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 일본은 전체 음료 중 무균충전음료의 비중이 33.4%로 가장 크며, 연간 생산량이 무려 128억개로 우리나라의 26배에 달한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연간 무균충전음료 생산량은 약 5억개이며, 최근 6년간 16%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생분해 패키징시장도 상용화 단계에 이르고 있다.

최근 동원시스템즈는 약 1년간의 독자 연구 끝에 생분해가 가능한 소재를 개발하고 파우치 형태의 패키징 브랜드 '에코소브레(Ecosobre)'를 출시했다. 에코소브레는 친환경을 뜻하는 영단어 ‘Eco’와 ‘봉투’를 뜻하는 스페인 단어 ‘Sobre’의 합성어로, ‘친환경 봉투’라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식품 파우치는 외부의 공기와 수분으로부터 내용물을 보호하기 위해 내부에 알루미늄 필름 등 차단성이 우수한 소재를 겹겹이 덧붙여 만든다. 그러나 이러한 소재는 미생물에 의한 생분해는 물론, 분리배출도 어려워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기존의 친환경 파우치는 이러한 소재 없이 단일 필름 소재로 만들어 생분해가 용이하지만, 외부 차단성이 떨어져 역시 식품 포장재로서 한계가 있다.

에코소브레는 친환경적이며 외부 차단성까지 높은 특수 종이 소재와 자체 개발한 생분해 필름을 재료로, 독자적인 접착기술과 코팅기술을 도입했다. 제조 공정에서도 수성잉크 인쇄와 무용제 접착 등 친환경 공정을 적용해 2년 내 약 90%가 생분해가 가능하다.

동원시스템즈는 에코소브레의 국내 특허 등록 및 품질 인증을 진행 중이며, 펫푸드 파우치를 시작으로 본격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패키징센터를 생분해 소재를 개발 중이며, 개발이 완료되면 패키징 자회사인 원지를 통해 제품 포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미 시중에 생분해 소재가 나와 있지만, 단가가 비싸 상용화 하기가 어렵다"며 "보다 저렴하면서도 분해 성능도 우수한 소재를 개발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식품포장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패키징시장 규모는 2017년 2853억달러에서 2022년 3710억달러로 연평균 5.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식품포장 서비스 시장은 같은 기간 654억달러에서 843억달러로 연평균 5.2% 성장이 예상된다.

우리나라 식품포장 서비스 시장은 2017년 17억6000만달러(약 2조1000억원)에서 2022년 22억8000만달러(약 2조8000억원)로 연평균 5.3% 성장이 예상된다.

패키징업계 관계자는 "생분해 패키징시장은 여론의 관심은 높지만, 법이나 정책적인 뒷받침이 안돼 성장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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