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 혁신 키워드 '체질 변화'

  • 송고 2019.08.23 14:58
  • 수정 2019.08.23 15:00
  •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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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석유화학사업 의존도 줄이고 전지사업 비중 대폭 확대

롯데케미칼, 롯데첨단소재 흡수합병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 역점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LG화학]

국내 화학업계 빅2를 형성하고 있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올해 새 대표이사 체제에서 대대적 변화를 모색한다.

장기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화학 업황이 위축되고 있는 것도 LG화학·롯데케미칼의 변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23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기존 박진수 대표이사에서 올해 신학철 대표이사로, 롯데케미칼은 김교현 대표이사에서 임병연 대표이사로 수장이 바뀌었다.

화학업계를 선도하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수장이 동시에 바뀌면서 화학업계가 양사의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의 신학철 대표이사는 회사 창립 이래 첫 외부인사 출신 대표이사다. 글로벌 소재기업 3M 수석부회장을 역임했다. 신학철 대표의 영입을 두고 "급변하는 사업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조직문화와 체질의 변화 및 혁신을 주도할 책임자"라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신학철 호 출범 이후 LG화학은 상당한 변화를 맞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4월 기존 4개 사업본부, 1개 사업부문을 4개 사업본부 체재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기초소재, 전지,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사업본부 및 재료사업부문이 석유화학, 전지, 첨단소재, 생명과학사업본부로 개편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 대표는 그동안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했던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동차전지 사업을 중심으로 전지사업 비중을 전체의 50% 수준으로 끌어올려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체질 개선 목표도 천명했다.

이를 위해 신 대표는 중국 로컬 브랜드 1위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신 대표는 "내년 말, 내후년 초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폐지될 전망이고 보조금 폐지 이후 중국 시장이 어떻게 될지 아직 단언하기 이르지만 지금보다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전기차 시장은 전세계 전기차 시장의 51%를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비율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중국 시장에 진출에 입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왼쪽)가 여수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롯데케미칼]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왼쪽)가 여수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의 임병연 대표이사는 롯데케미칼의 약점이라고 꼽혀왔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롯데케미칼은 스페셜티 전문 소재 자회사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중장기 스페셜티 제품의 포트폴리오 강화와 R&D, 투자 등의 성장을 위한 핵심 역량 결집 및 고도화를 위한 것으로 내년 1월2일 합병 완료가 목표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첨단소재 흡수합병에 앞서 지난 7월 말 삼성SDI로부터 롯데첨단소재 주식 100만주를 2795억원에 취득해 롯데첨단소재 주식 100%를 확보했다.

합병으로 롯데케미칼은 제품의 원료에서부터 최종 제품까지 고객의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첨단소재의 폴리카보네이트(PC) 생산량이 증설 및 합병 영향으로 2020년 기준 연산 46만톤으로 늘어난다. 이는 세계 시장 3위권의 생산능력이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정유사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원료 경쟁력 제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GS에너지와 비스페놀A(BPA) 및 C4유분 제품을 생산하는 합작사 '롯데GS화학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해 PC의 생산원료인 BPA를 롯데GS화학으로부터 공급받아 PC 가격 경쟁력 향사를 도모한다.

현대오일뱅크와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해서도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주원료로 사용해 NCC 대비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 공장(HPC) 프로젝트를 투자하고 있다.

임 대표는 "원료다변화를 위한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와 더불어 국내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 2030년 매출 50조원의 세계 7위 규모의 글로벌 화학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호황을 누렸던 화학시황이 급격하게 위축된 것도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행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542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데 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9.9%나 영업이익이 축소됐다. 롯데케미칼도 같은 기간 52.9% 영업이익이 감소해 6418억원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수요 둔화가 심화되면서 에틸렌 등 핵심 제품의 가격 및 스프레드가 급격하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범용 화학제품은 유가, 환율, 국제정세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도 향후 성장률은 크지 않다"며 "전기차 배터리, 자동차 경량화 소재로 활용되는 고부가 화학제품 등은 지속적인 수요가 예상되고 수익성이 높은 만큼 화학사의 고부가 사업 비중 확대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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