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골' 한국지엠 vs '고통분담' 쌍용차···르노삼성 노조는?

  • 송고 2019.09.23 16:43
  • 수정 2019.09.23 16:49
  •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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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 이슈 본격 논의 '아직'

조만간 고위급 참여 '고용노동위' 개최···긴장감 고조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

한국지엠 노조와 쌍용차 노조가 극과 극의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올해 임금협상에 막 돌입한 르노삼성 노조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르노삼성도 최근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여서 임금 인상과 감원 이슈를 둘러싼 양측의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19일 올해 임금협상을 둘러싼 1차 실무교섭을 진행했다.

상견례 성격의 첫 실무교섭인 만큼 고성과 언쟁 없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초 뇌관으로 꼽혔던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 문제는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희망퇴직 등 고용과 관련한 문제는 단협에 근거해 고용노동위원회에서 다루도록 돼 있어 지난 20일 첫 회의가 열렸다.

노사는 조만간 고용노동위 양측 간사가 지정되면 고위급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희망퇴직이나 UPH(시간당 생산량) 증감, 전환배치 등에 대해 본격 논쟁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최근 6년간 르노삼성이 흑자를 기록한 만큼 인력 감축에 대해 반발하고 있고, 사측은 생산절벽에 대비해 작업량 축소와 순환휴직 등으로 감원이 필요하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정률 인상(8.01%, 15만3335원) △노조원 대상 매년 통상임금의 2% 추가 지급 △인력 여유율 확보 △임금피크제 폐지 △일시금 및 격려금 400만원 등의 임금 인상도 제시한 상태다. 이와 관련한 2차 실무협상은 오는 25일 개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지엠 노사 갈등이 첨예하고 쌍용차도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상황에서 르노삼성까지 분규 소용돌이에 빠져들 경우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지엠 노조의 경우 올해 임단협 협상이 난항을 겪자 이달 말부터 전면 파업 등에 나섰고, 최근에는 '쉐보레 수입차' 콜로라도·트래버스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나선 상태다.

2022년 이후 부평2공장 폐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수입 판매보다는 국내 생산에 나서라는 취지이긴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무리 그래도 '제 차 사지 마세요'라고 스스로 나선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비상식적 행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역시 재무 적자와 판매 부진에 빠진 쌍용차가 지난 20일 노사합의로 자구책을 마련한 것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더욱 따가운 눈초리를 받는 모습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회사가 망해봐야 정신을 차린다'는 말도 이제 지겨울 정도"라며 "자사 제품 불매운동은 정말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우리들의 요구는 돈보다도 2022년 이후의 공장의 미래를 보장해 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24일 오전 부평공장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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