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하락세 장기화…해운업계, 수익성 악화 '노심초사'

  • 송고 2019.10.07 09:30
  • 수정 2019.10.07 10:36
  •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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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 확장 예정 현대상선, 영업력 및 선주신뢰 강화 집중

부산항에 정박한 현대상선 컨테이너선.ⓒ현대상선

부산항에 정박한 현대상선 컨테이너선.ⓒ현대상선

글로벌 수출 하락세가 장기화되며 해운업계의 걱정도 커졌다.

수출이 줄어들면 그만큼 해상을 오가는 화물 운송량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선박에 화물을 다 채우지 못하면 해운사들은 수익성을 내기가 어렵다.

특히 해운업 규모의 경쟁 시대에 대비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현대상선에게 이목이 집중된다.

현대상선은 이에 대비해 물류전문가를 영입해 영업력을 강화하는 한편 디지털 시스템 개발을 통해 화주들의 신뢰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도 동분서주하며 회사 재도약에 힘을 쏟고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해 447억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감소한 이후 10개월째 하락세다. 하루 평균 수출액도 전년보다 16% 감소한 21억8100만달러에 그쳤다.

수출하락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반도체 수출 감소 및 유가 하락으로 인한 석유제품 등 주력 수출 품목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수입 대국인 중국이 기계 설비 등 기존에 수입하던 제품을 직접 생산하며 수입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의 수출규제도 큰 폭은 아니지만 수출하락에 한몫했다.

수출하락에 해운업계의 고심도 커졌다.

컨테이너나 유조선에 싣는 화물의 양이 줄어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시성을 중시하는 해운업 특성상 선박에 물건을 다 채우지 않아도 제시간에 출발해야 하는 만큼 손해는 더 클 수밖에 없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9월 국내 조선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에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과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분산 발주했다.

이 선박들은 내년 4월을 시작으로 현대상선에 순차적으로 인도된다. 인도가 완료되면 현대상선의 선대는 100만TEU로 지금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다.

선대는 늘어나는데 운송할 수 있는 물건의 양이 줄어든다면 수익성은 담보할 수 없다. 평소 일부 전문가들이 제기했던 컨테이너에 물건을 다 채우지 못한 채 선박을 운항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상선은 화주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30년 경력의 물류전문가를 영입해 육상물류분야 역량을 강화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프로세스 혁신 및 디지털 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인물 영입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함께 뉴가우스 2020이라는 정보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며 회사 직원들과 화주들의 편의성을 높이고자 노력 중이다. 이는 다른 선사들과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화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도 동분서주하며 회사 재도약에 힘쓰고 있다.

배 사장은 지난달 25일 전세계 주요 컨테이너선사 최고경영자(CEO)협의체인 박스클럽 회의에 참석해 해운 동맹 회원들과 협력 활동 증진과 환경규제 대응 마련에 나섰다. 또 세계선사협의회(WSC) 회의에도 참석하며 규제 강화에 대한 국가별 대응 동향 등의 이슈도 논의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수출이 하락했다고 해서 당장 영향을 받아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며 "다만 지금보다 더 장기화 될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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