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불황속 투혼…"안심할 때 아냐"

  • 송고 2019.10.25 10:28
  • 수정 2019.10.25 10:33
  •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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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판매량 늘었으나 영업익은 감소…원재료 부담 여전

철강재값 협상은 '글쎄'…10분기 연속 영업익 1조 달성 위태

포스코 포항제철소 4고로에서 작업자가 쇳물 출선 후 후속작업을 하고 있다.ⓒ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4고로에서 작업자가 쇳물 출선 후 후속작업을 하고 있다.ⓒ포스코

포스코가 9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음에도 추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전 분기 대비 제품 판매량은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급등했던 원재료 가격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등 전방산업과의 제품 가격 협상도 진전이 없는 데다 이미 협상을 마친 곳과도 소폭 인상에 그쳐 10분기 연속 영업익 1조원 달성은 위태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24일 실적발표를 통해 별도 기준 3분기 영업이익 6625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인 7243억원보다 8.5%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제품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늘었다. 포스코는 2분기 8746톤의 제품을 판매했다. 3분기에는 8952톤을 기록했다. 제품판매량은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줄어든 모습이다.

이 같은 원인은 상반기 급등한 원재료 가격 부담이 컸다.

철광석 가격은 브라질 댐붕괴 및 호주 사이클론 발생으로 생산 및 공급 차질을 겪으며 급등했다.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 7월 톤당 120달러를 넘어서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공급이 안정화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미 상반기 비싼 가격에 철광석을 구매한 만큼 타격이 지속되고 있다.

포스코의 철강 부문 부진은 포스코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3분기 영업이익 1조398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1분기부터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포스코의 영업이익도 급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 건설 등이 선전하며 영업이익 감소 폭을 많이 줄였다곤 하나 철강 부문 감소세를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포스코의 10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 달성도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결국 수익 회복을 위해선 원재료 가격 부담을 줄여야 하나 이를 위한 전방산업과의 제품 가격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한 완성차 회사와 차 강판 가격을 톤당 2~3만원 올리기로 합의했지만 원재료 가격 부담을 떨치기엔 턱없이 모자라다.

대형 조선사와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 역시 기대에 못 미친다. 포스코는 최근 개최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에 대해 "7~8만원 정도 인상을 요청했는데 조선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해 소폭 인상했다"고 말했다.

이는 손해를 메우기 위해선 더 높은 수준의 인상이 필요하나 이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포스코가 떨어진 수익을 회복하기 위해선 제품 가격 인상이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급등한 원재료 가격이 철강사들의 수익성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들어 소폭 인상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속속 마무리되고 있으나 손실분을 감안할 때 제품 가격이 더 오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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