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자 0% 시대에도 예금 찾는 뭉칫돈…왜

  • 송고 2019.11.05 13:30
  • 수정 2019.11.05 13:32
  •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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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투자심리 위축…금리하락에도 10월 예금 13조 몰려

"투자적기 아니다"…시장상황 개선때까지 금리 상관없이 은행에 돈 몰릴 듯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금리 0%대인 정기예금이 늘어나고 있지만, 시중 자금은 여전히 은행 예·적금 상품에 몰리고 있다.ⓒ연합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금리 0%대인 정기예금이 늘어나고 있지만, 시중 자금은 여전히 은행 예·적금 상품에 몰리고 있다.ⓒ연합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금리 0%대인 정기예금이 늘어나고 있지만, 시중 자금은 여전히 은행 예·적금 상품에 몰리고 있다. 초저 금리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은 답보를 보이고, 고위험 투자상품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는 등 투자처 선택 폭도 줄어든 탓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새로 가입된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1% 미만인 상품의 금액 비중은 직전달인 8월보다. 0.9%포인트 오른 1.7%를 차지했다.

반면 금리가 2% 이상 3% 미만인 정기예금 비중은 올해 1월에는 58%가 넘었지만, 지난달에는 0.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0%대 정기예금의 비중은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였던 2017년 10월 3%까지 올라간 뒤 점차 사라졌다가, 지난 7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다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에서는 이미 0%대 수신상품이 나온 가운데 추가적인 인하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신한은행은 기본금리가 연 0.9%인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내놨고, Sh수협은행도 적금상품인 1년 만기 '스마트one적금'의 기본금리를 연 0.9%로 낮췄다.

또 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이 일부 수신상품에 대한 금리를 내렸다. SC제일은행은 이번달부터 주요 입출금 상품의 금리를 0.1~0.3%포인트 인하했다. '내지갑통장'의 경우 최고금리 2.5%에서 2.2%로, 'SC제일마이줌통장'은 최고 연 1.2%에서 1.0%로 내렸다.

씨티은행도 지난달 25일부터 일부 입출금 통장의 우대금리를 0.2~0.3%포인트 내렸다. 기존 1000만 원 이상 금융 거래 실적이 있거나 신규가입자에 1.4% 금리를 주던 '씨티더하기통장'은 1.2%로 조정됐다.

시중은행의 수신금리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시중 자금은 정기예금으로 몰리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0월 말 기준 여·수신 현황을 보면 정기예금 총액은 667조3627억원으로 전월의 653조9151억원에 비해 13조4476억원(2.05%) 증가했다. 10월 증가폭은 8월 증가규모(11조5541억원)를 제치고 올 들어 월별 기준으로 가장 컸다.

낮은 금리에도 시중자금이 예·적금 상품에 쏠리는 상황은 올해 6월부터 지속됐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국내 경기를 끌어내린 미중 무역분쟁 여파와 반도체 산업 부진이 하반기 회복되면서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할 만큼 경기 침체 상황은 더 심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일부 시중은행들의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논란도 은행 예·적금 상품 자금 유입에 영향을 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투자 적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 기간이 계속 늘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시장 상황이 개선돼 마땅한 투자처가 나올 때까지 금리와 상관없이 안전한 은행 예금상품으로 시중자금이 몰리는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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